디스플레이 대신 AI?…파주 LCD 공장부지에 축구장 9배 크기 데이터센터 짓는 LG

기사등록 2024/05/01 06:30:00

LGU+, LG디스플레이 보유 7만3712㎡ 규모 파주 토지·매입

국내 유일 상업용 하이퍼스케일급 IDC 3개 보유

AI 도입,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로 인한 B2B 수요 대응

[서울=뉴시스] LG유플러스가 3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경기 파주시에 축구장 9개 규모 초거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짓는다고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심지혜 기자 = LG가 당초 디스플레이 생산단지 조성을 위해 마련했던 경기도 파주 부지에서 디스플레이 공장 대신 축구장 9개 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짓기로 했다. 인공지능(AI)와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LG가 그룹 미래 전략 사업을 디스플레이·2차전지 사업에서 생성형 AI·클라우드 등 첨단 IT 서비스로 넓히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 파주 IDC가 완공되면 LG그룹은 네이버·KT 등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보유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LG유플러스가 3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경기 파주시에 초거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짓는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신규 하이퍼스케일급 IDC 설립을 위해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경기도 파주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5일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동산매도를 공시하며 덕은리에 소재한 토지·건물 등을 1053억원에 거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매매 일자는 다음 달 14일이다.

부지 면적은 약 7만3712㎡(2만2298평)로 축구장 약 9개에 달하는 크기다. 이는 LG유플러스가 기존에 보유한 하이퍼스케일급 IDC 평촌메가센터(약 1만7282㎡, 5228평) 4.2배, 평촌2센터(약 7550㎡, 2284평) 9.7배 규모다.

이번에 구축하는 파주 IDC는 LG유플러스 세번째 하이퍼스케일급 IDC다. 센터가 운영을 개시하면 LG유플러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퍼스케일급 상업용 IDC 3개를 보유한 기업이 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신규 IDC를 구축하는 배경에 대해 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확대와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버 안정성·보안 강화를 위해 데이터를 중복 저장하는 '서버 이중화'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IDC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AI 시대에 발 맞춰 파주 센터를 초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영·관리에 최적화된 국내 대표 AI 데이터센터로 키워낼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2022년부터 연평균 32% 증가해 2031년에는 약 1265억 달러(약 174조2537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AI에 활용되는 고성능 GPU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발열 관리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공기 흐름을 활용해 열을 식히는 '공랭식'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LG유플러스는 공랭식 대비 전력 소비가 낮고 냉각 효율이 높은 액체냉각, 액침냉각 등 차세대 열 관리 기술을 파주 센터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IDC 운영효율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감축, ESG 측면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년 이상 쌓아온 IDC 운영·구축 노하우, 에너지 저감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IDC 고객 경험을 혁신해 나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무중단 전력 운영 ▲온도 관리 ▲보안·화재 대응 등 운영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IDC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IDC 사업에 뛰어든 LG유플러스는 서울 논현동 센터를 시작으로 ▲서초1센터(2001년) ▲서초2센터(2002년) ▲가산센터(2009년) ▲상암센터(2013년) ▲평촌메가센터(2015년) ▲평촌2센터(2023년) 등을 연 바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첫 번째 하이퍼스케일급 IDC인 '평촌메가센터'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설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냉동기, 냉각수 배관, 냉각팬 등 온도 관리 시설을 자동화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법을 적용해 연간 4162만3000kWh(킬로와트시)를 절감했다.

지난해 준공한 평촌2센터는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설 ▲태양광 및 연료전지 기반 에너지 설비 ▲물 사용량 모니터링 자동화 등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강화해 에너지 효율을 한층 높였다. 평촌2센터는 현재 보유한 전산실이 모두 예약이 완료됐다.

LG유플러스는 관계자는 "하이퍼스케일급 IDC를 구축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20년 넘게 국내·외 IT기업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IDC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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