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와 브랜드 계약 종료…출범 3년 만에 사업 종료
까웨는 국내 생산 종료, 수입 상품으로만 브랜드 전개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롯데쇼핑의 패션 자회사 '롯데지에프알(롯데GFR)'이 만년 적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본격 브랜드 재정비에 들어간다.
수익성 없는 브랜드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브랜드들 도입하는 등 사업 재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에프알은 최근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 '카파(KAPPA)'와 브랜드 계약을 종료했다. 계약 종료일인 오는 2028년을 채우지 못하고 출범 3년 만에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아울러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까웨(K-WAY)'도 국내 생산은 마무리하고 수입 상품으로만 브랜드를 전개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다만, 오는 6월 예정된 협업은 국내 생산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롯데지에프알은 그간 만년 적자에 시달리며 롯데그룹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로 여겨졌다.
롯데지에프알은 2010년 12월 롯데쇼핑의 자회사로 편입된 엔씨에프(NCF)와 2018년 롯데백화점에서 분사한 글로벌패션(GF) 사업부가 통합해 만들어진 회사다. 롯데쇼핑이 지분 99.99%를 보유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지속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패션 자회사를 두고 있는 신세계·현대백화점과 비교해도 롯데만 유독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더욱 뼈아프다.
롯데지에프알은 2020년 1000억원대 매출이 무너져 882억원 그쳤고, 2021년에는 매출 879억으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손실 역시 2020년 62억에서 2021년 122억으로 2배 가량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22억 적자 전환했다.
2022년에는 매출이 1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억원 가량 커졌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139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영업손실을 100억원 줄였다.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 9월 기존 이재옥 대표에서 신민욱 신임 대표로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두고, 롯데쇼핑으로부터 자금 수혈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적자 탈출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업계 전체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소비자들을 이끌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롯데지에프알은 카파를 제외하고 총 6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이 중 '캐나다구스'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브랜드 수에서도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39개)과 한섬(30개)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유럽 쪽 패션 신규 브랜드를 검토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업 흑자 전환을 위한 패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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