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이크론,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전망
"올해 매진…내년 이후까지 장기 공급 논의 중"
HBM에 일반 D램 재고 소진 중…공급 부족 가능성도
SK하이닉스는 25일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HBM 생산능력은 이미 솔드아웃(매진) 됐다"며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들과 함께 2025년과 그 이후까지 장기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에 HBM을 홀로 공급해 왔으나, 최근 미국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납품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던 HBM 시장에 공급사 생산능력 확대가 변수로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HBM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하며,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들린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AI 서버 투자 확대, AI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추가 수요 등으로 HBM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불과 반년 전과 비교해 HBM 수요 가시성이 명확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와 1b(12~13나노미터급) 테크 완성도를 기반으로 HBM3E 양산 램프업(수율 안정화) 작업이 순조롭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어 고용량 제품인 12단 제품도 내년에 공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진척도를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HBM3와 비슷한 수준의 수율 달성이 가능하다"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잘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13조8450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조3380억원(19.4%)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메모리 완제품 재고는 보수적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생산량 웃돌며 D램과 낸드 모두 감소했다"며 "연말에는 빡빡한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HBM은 일반 D램에 비해 다이(Die) 사이즈가 두 배 가량 크다"며 "올해 일반 D램의 생산 능력에는 일정부분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 하반기에 PC나 스마트폰, 일반 서버 같은 기존 응용처에서 수요 개선이 이뤄질 경우 고객사 재고 소진이 빨라지고, 다시 D램 공급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