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네시아, 26일 오전 2시30분 U-23 아시안컵 8강전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패하면 올림픽 본선 불발
황선홍-신태용 '지략 대결'…K리그 상대 전적은 황선홍 우위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는 올해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겸한다.
3위 안에 들면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얻고, 4위는 아프리카 지역 예선 4위 팀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겨야 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다.
한국 축구는 1988 서울올림픽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세계 기록이다.
만약 인도네시아에 지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된다.
황선홍호는 조별리그를 3전 전승 B조 1위로 통과했다. 3차전에선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1-0으로 잡았고, 조별리그 3경기 동안 4골을 넣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파리행 티켓을 따기 위해 황선홍호가 토너먼트 첫판에서 넘어야 할 상대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다. 프로축구 K리그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거친 신 감독은 U-20 대표팀과 U-23 대표팀, A대표팀을 모두 지휘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8강에 올랐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했지만 최종전에서 강호 독일을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현역 시절 영리한 플레이로 전성기를 보낸 신 감독은 지도자 변신 후 팔색조 전술을 펼쳐 '여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에선 석연찮은 판정 끝에 2명이 퇴장당해 개최국 카타르에 0-2로 져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차전에서 호주를 1-0으로 꺾고 3차전에서 요르단을 4-1로 완파해 카타르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오는 6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신 감독과 재계약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황 감독과 신 감독은 K리그 시절 8차례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는데, 황 감독이 3승4무1패로 앞섰다.
하지만 단판 승부였던 2011년 FA컵(현 코리아컵) 준결승에선 당시 신 감독의 성남이 황 감독의 포항을 3-0으로 완파했다.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선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5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다만 5경기 모두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기 전이다.
이 중 190㎝ 장신의 '병장 스트라이커' 이영준은 조별리그 1, 2차전에만 출전해 3골로 득점 랭킹 공동 선두에 올라와 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의 가세로 전력이 크게 올라왔다는 평가다.
라파엘 스트라윅(덴하흐), 이바르 제너(위트레흐트), 네어선 조아온(헤이렌베인), 저스틴 허브너(세레소 오사카) '혼혈 4인방'은 유럽의 피지컬을 갖췄다.
과거 왜소한 체격으로 몸싸움에서 열세를 보였던 인도네시아가 아니다.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황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강점은 신태용 감독이 있는 것"이라며 "사사로운 감정은 뒤로하고, 승부를 낼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조국을 상대하는 신 감독은 "한국을 맡아봐서 힘든 마음"이라며 "신체 조건이 좋은 한국은 버거운 상대지만 그걸 부숴야 이길 수 있다"며 승부사다운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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