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상수도 침입한 깔따구 유충, 서울 아리수는 전무…왜?

기사등록 2024/04/24 09:14:36 최종수정 2024/04/24 10:14:52

서울 아리수 공정, 2016년 ISO22000 인증

[서울=뉴시스] 환경부는 지난 15~17일 최근 인천 지역 수돗물 유충 민원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에 대해 긴급점검을 실시했으며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 다음은 깔따구 특징.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경기 이천시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돼 환경 당국과 이천시가 긴급 관리에 나서면서 타 지역에서도 수돗물 위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의 경우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수돗물 정수장 435곳 위생 실태를 점검하던 중 20일 이천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을 발견했다. 이에 이천시는 이 정수장에서 물을 공급 받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돗물 음용을 자제해 달라'해 달라고 요청했다.

깔따구는 작은 모기처럼 생긴 곤충이다. 몸 길이는 약 11㎜이다. 깔따구 성충은 작은 모기를 연상시킨다. 몸과 다리가 가늘고 길며 머리는 작고 황갈색이다. 날개는 투명하고 황색을 띤다. 깔따구는 이른 봄부터 나타나고 저녁에 무리를 지어 다닌다.

깔따구 유충은 작은 구더기 모양으로 녹색·흰색·붉은색을 띤다. 유충은 진흙이나 연못 등 물속 또는 썩어가는 식물에 서식하면서 유기물을 섭취하고 곤충과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깔따구는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동물 중 하나로 4급수에서 서식한다. 깔따구 유충이 인체로 들어갈 경우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깔따구 유충이 수돗물에서 잇달아 발견되면서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020년 인천·제주, 2021년 제주, 2022년 창원·수원 등에 이어 이번에 이천에서도 수돗물에서 발견됐다. 평균 기온 상승이 깔따구 유충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류 유충. (사진=창원시청 제공). 2022.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독 깔따구 유충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내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수돗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독과 염소 처리, 오존 처리 때 대부분의 생물이 죽지만 깔따구 유충은 내성이 강해서 제거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국 각지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고 있지만 서울 수돗물인 아리수에서는 검출된 적이 없다.

서울시는 2020년 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처음 발견된 이후 관리를 강화해 왔다. 시는 유충 대응 지침을 만들어서 매일 공정별로 점검을 하고 있다.

아울러 수돗물 아리수 생산·공급 공정은 2016년 국내 최초로 국제표준기구의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 인증을 획득했다. ISO22000은 국제표준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tandards)에서 개발한 식품안전경영시스템으로 식품의 생산, 제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 표준 규격이다.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는 과정 전체가 ISO22000 인증을 받은 것은 서울시가 국내 최초다. 해외의 경우 일본 오사카 정수장, 스페인 아그바 정수장, 호주 멜버른 정수장 등 선진화된 정수장만이 ISO22000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도정수처리와 오존 살균은 당연하고 전체적으로 미세 여과망(필터)을 설치해 유충을 제거한다"며 "혹시 몰라서 거름망을 더 설치해서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며 "환경부 기준보다 강화한 기준으로 매일 전체 공정을 모니터링하면서 한강에서 유입되는 것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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