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질환연합회·보건의료노조 공동 기자회견
"처음 겪는 상황에 대부분 스스로 치료 포기"
"지리한 진흙탕 싸움에 왜 환자만 희생 보나"
"의대 증원 백지화·원점 재검토는 억지 주장"
한국중증질환연합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2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희승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간사는 중증질환자들의 피해와 고충 사례를 소개했다.
최 간사에 따르면 과거에는 4기 이상 암 환자도 대학병원에서 항암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게 관례였다. 그는 "더 이상 치료가 의미 없는 분들도 계시지만 상당수 환자들은 짧게는 몇 달 혹은 4~5년 정도 사는 분들도 계신다. 이것은 가족, 환자 본인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치료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에는 대학병원에서 바로 호스피스 병동을 제안한다고 한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항암 중 뼈로 전이된 환자에게 호스피스 병동을 알아보고 더 이상 내원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에서 이 환자 인근 2차 병원을 안내해줬으나 해당 병원도 환자가 포화여서 더 이상 진료를 받기 곤란하다고 했다.
최 간사는 "경계선상에 있는 환자들이 호스피스 병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전공의 사직 사태로 발생한 최악의 사례"라며 "지금 대한민국 의료현장은 더 이상 치료 기회를 주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중증환자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치료가 가능한 3차, 2차 심지어 요양병원도 찾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2024년 4월에 중증 환자로 이 땅에 살고 있다는 가혹한 현실에 눈물만 흘리고 있다"며 "지리한 진흙탕 싸움에 왜 우리 환자만 희생을 보아야 하나"라고 했다.
최근 정부가 국립대 총장 의견을 받아 들여 의대 정원을 일부 자율 모집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서는 "정부 제안은 너무 늦었다. 우리 환자단체는 처음부터 타협안을 제시하고 협상안도 준비해서 환자단체와 의료계, 정부 3자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은영 경희의료원지부장은 "현장에서는 바쁠 때는 인력도 추가로 주지 않고 뺑뺑이 돌리더니, 이제는 경영이 어렵다며 갑자기 무급 휴직과 무급 휴가, 병동 폐쇄와 통합, 임금 체불과 고용 불안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부와 의사가 환자의 안전을 생각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에 조속한 진료 정상화와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한 대화 의제, 대화 방식, 대화 일정을 구체적이고 공개적으로 제시하라고 했다.
의료게에는 조건없는 의료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또 의대 증원 백지화 및 원점 재검토는 억지 주장이라며 사회 일원으로서 대화에 참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25일부터 발효되는 (의대 교수) 사직 효력으로 인해 환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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