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순종황제어가길 조형물이 결국 철거된다.
대구시 중구는 공공조형물 해체 심의를 진행한 결과 순종 조형물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구청은 지난달 대구시의 철거 요청과 구민 의견 등을 수렴해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달 중으로 철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철거에는 사업비 4억여원이 투입되며 오는 22일부터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순종 황제 동상이 설치된 순종황제어가길(중구 수창동~인교동 2.1㎞)은 지난 2013년부터 70억여원을 들여 조성됐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1909년 남순행(南巡行) 중 대구를 다녀간 것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업 조성 초기 일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순종의 남순행은 일제 당시 조선인들의 반일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순종을 앞세워 대구와 부산 등으로 끌고다닌 치욕의 역사'란 주장과 함께 친일 미화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이에 중구는 재난이나 역사적 비극이 발생한 장소를 여행하는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또한 지난해 순종황제어가길 인근 50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교통 혼잡 등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문제도 있었다.
중구청 관계자는 "순종황제어가길이 있는 달성공원 인근에 번개시장이 활성화되고 대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며 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철거를 진행하게 됐다"며 "순종 관련 논란이 많이 일었기에 철거 시 가림막을 세우는 등 시민들이 보지 못하게 가리고 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