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99% 요격, 아랍국과 방공 협력 체계 덕분-WSJ

기사등록 2024/04/16 10:32:07 최종수정 2024/04/16 12:08:51

2년 전 이스라엘 미 중부사령부 관할로 전환

미, 이스라엘·아랍국 최고 군당국자 회담 주선

이번이 실시간 미사일 정보 공유 첫 성공 사례

[서울=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각)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300여기를 발사했으나 이스라엘 및 미국과 아랍국들이 구축한 방공협력체계 덕분에 대부분 요격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4.4.1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을 99% 이상 요격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들이 레이더 추적 정보를 공유하고 전투기들의 영공 비행을 허용하는 등 협력한 덕분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미국이 여러 해에 걸쳐 이스라엘과 수니파 아랍국들 사이의 정치적 대립을 해소하려 노력한 성과가 이번에 극적으로 나타났다고 미 당국자들이 강조하는 것으로 전했다.

미국은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위협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식의 공식적 군사 협력을 모색하는 대신 중동 지역에 방공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중동 지역 방공 협력 체제 구축 노력은 수십 년 동안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지난 2020년 트럼프 정부 때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수교한 아브라함 조약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년 뒤 미 국방부가 이스라엘을 유럽사령부 관할에서 아랍국들과 군사 협력이 긴밀한 중부사령부 관할로 이전했다.

지난 2022년 3월 당시 중부사령관이던 프랭크 맥켄지 해병 중장이 이스라엘과 아랍국 최고 군 당국자들 사이의 비밀 모임을 주선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위협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집트 엘셰이크에서 열린 이 회담은 처음으로 이스라엘 고위 군당국자와 아랍 고위 군당국자가 만난 첫 회담이다.

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아브라함 협정으로 중동이 달라졌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상의 활동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부사령부 관할 이전으로 아랍국들과 기술적 협력이 가능해진 것이 “이번 군사 협력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와 이집트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대응을 공언하면서 미국이 공격 정보 및 요격 정보 지원을 아랍국에 압박했다.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 체제가 아무리 뛰어나도 대량의 공습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랍국들은 처음 이스라엘을 지원해 분쟁에 끌려 들어갈 것을 우려해 주저하는 반응을 보였으나 미국과 UAE 사우디가 비공개로 정보 공유에 합의했고 요르단이 미국 등 여러 나라 전투기들에 영공을 개방하고 자국 전투기로 미사일 요격에 나서기로 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 이틀 전 사우디 등 아랍국들에 공격 개요와 시점을 알렸으며 이 정보가 즉시 미국과 이스라엘에 전달됐다. 

이란의 공격이 임박하면서 미 백악관이 국방부에 전투기 및 대공 무기 자원을 현지에 배치하고 이스라엘 및 아랍국들의 방어 태세를 조율했다.

이란의 미사일 등 발사 정보가 발사 직후 카타르 소재 미군 작전 센터에 연계된 아랍국들 레이더에 포착됐고 작전 센터에서 이 정보를 요르단 등 여러 나라 상공에 비행중인 전투기들과 미국의 전함, 이스라엘의 방공체계에 전달했다.

속도가 느린 드론이 사거리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이스라엘과 미국 및 영국, 프랑스, 요르단 전투기들이 대부분 요격했다.

거의 동시에 발사된 탄도 미사일 100여기는 대부분 이스라엘 대공 무기와 전투기들에 의해 요격됐다. 지중해에 배치된 미 구축함이 요격한 탄도미사일이 6개이며 이라크 에브릴 인근에 배치된 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

이스라엘 한 당국자는 이번에 “방공 협력이 완전히 힘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또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야스민 파룩 객원 연구위원은 “아랍국들이 장차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원의 자국에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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