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서 헬멧 쓴 팀장 머리 때린 119센터장 유죄

기사등록 2024/04/12 14:47:17 최종수정 2024/04/12 20:14:52

법원 "정당행위 아닌 폭행" 벌금형 선고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화재현장에서 부하직원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된 119안전센터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홍준서)은 폭행 혐의로 기소된 소방공무원 A(57)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천 모 소방서 119안전센터장인 A씨는 지난해 3월7일 오전 인천 강화군 한 화재진압현장에서 팀장 B(54)씨가 착용한 헬멧 뒷부분을 손바닥으로 세게 때리거나, 양손으로 B씨의 어깨를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고, 가령 폭행에 해당하더라도 정당행위"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피해자의 머리는 가격하지 않았고, 어깨 부위를 두드리고 밀거나 당겼다"며 "급박하고 시끄러운 화재현장에서 지휘관으로서 교육받은 매뉴얼과 관행에 따라 주위를 환기시키고 지시사항을 인식시키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목격자 진술과도 일치해 신빙성이 있다"면서 "피고인의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화재진압을 위해 급박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더라도 몸의 균형을 잃을 정도로 강하게 피해자를 때리거나 밀친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오히려 피고인의 이런 행동이 효율적인 화재진압을 방해할 수도 있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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