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 4.8대 1…1월 대비 16배 증가
1분기 청약 20만명…청약통장 가입자도 20개월 만에 반등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올해 들어 분양시장 열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이 크게 오르고, 특히 서울의 일부 단지에서는 수만 명이 몰리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청약 수요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4.8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0.3대 1) 대비 16배가량 오른 수치다. 1순위 청약 미달률도 73.8%에서 33.2%로 하락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3월 13.6대 1 ▲4월 12.5대 1 ▲6월 11.8대 1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7월에 4.3대 1로 떨어지더니, 10월에는 1.8대 1로까지 내려갔다. 또 지난해 11월 6대1로 반짝 상승하더니 12월에 다시 3.8대 1로 내려가더니 올해 1월에는 0.3대 1까지 추락했다.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미달률은 33.2%로, 전달(73.8%) 대비 크게 하락했다. 특히 2월 청약 미달률은 지난해 2월(32.8%)과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청약 열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 올해 1분기 아파트 청약자가 20만명에 달한다. 또 청약통장 가입자는 20개월 만에 반등했다. 올해 1분기 전국 1·2순위 아파트 청약 신청자는 19만8458명으로, 지난해 1분기 8만2558명 대비 140.4%(11만5900명)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개된 분양 결과와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자료를 종합한 결과다.
권역별로 수도권은 같은 기간 3만3971명에서 10만0915명으로 197.1%(6만6944명) 증가했다. 서울이 2만2401명에서 4만8723명으로 117.5%(2만6322명)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2724명이었던 인천 청약자는 올해 같은 기간 3만4935명으로 12배 가까운 3만2211명 급증했다. 경기는 8846명에서 1만7257명으로 95.1%(8411명) 늘었다.
역시 1분기 기준으로 지방은 지난해 4만8587명에서 올해 9만7543명으로 100.8%(4만8956명) 늘었다. 올해 지방 전체 청약자의 74.7%가 충남(3만6042명)과 전북(3만5806명)에 몰렸다. 두 지역은 지난해 대비 각각 3만6039명, 3만4778명 늘었다. 경북은 이 기간 983명에서 9191명으로 약 8.4배 증가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가입자 수는 2556만3099명으로, 1월보다 1723명 늘어났다. 소폭이지만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0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다만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직방에 따르면 2월에 부산, 인천, 광주, 경기, 충북 등 5개 지역에서 청약이 진행됐다. 2월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부산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린'으로, 1순위 청약경쟁률 11.5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복대자이더스카이' 청약경쟁률이 8.1대 1, 경기 구리시 인창동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는 7.3대 1로 집계됐다.
하지만 광주 서구 마륵동 '광주상무역골드클래스'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0.1대 1에 불과했고, 청약미달률은 94.2%에 달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더샵아르테' 청약경쟁률은 0.4대 1,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수원성중흥S클래스'도 0.7대 1에 그쳤다.
분양시장에선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합리적이거나 교통망 호재, 청약 대기 수요가 밀집한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규제지역 해제와 청약 문턱이 남아지면서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와 입지, 미래가치 등에 따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분양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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