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범죄 수용자 한 달 통화 0회…인권위 "전화 보장해야"

기사등록 2024/04/09 15:01:29 최종수정 2024/04/09 15:22:47

"중경비처우급도 전화 사용 보장해야"

"증거인멸·피해자 보복 방지 수단 충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경비처우 등급에 따라 수용인의 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권고가 나왔다.

인권위는 전날(8일) 법무부 장관에게 "수용자의 전화 통화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형집행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하고, 입법 전이라도 교정 행정의 목적과 교정시설의 질서와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경비처우급을 포함한 수용자의 전화 사용을 최대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교도소는 수용자에 대한 경비 등급에 따라 개방처우급(S1), 완화경비처우급(S2), 일반경비처우급(S3), 중경비처우급(S4)으로 나눈다. 단계가 높을수록 중범죄자를 수용하며 이에 따라 수용시설과 작업 기준, 자치생활, 접견허용 횟수, 전화 통화 허용 횟수가 차등 적용된다.

앞서 이 사건 진정인들은 법무부가 지난해 9월1일부터 시행한 '수용자 전화사용 확대 개선 방안'으로 인해 S4급의 외부교통권이 중대하게 침해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법무부의 지침에 따라 교도소가 각 등급의 전화사용 횟수를 월 5회씩 줄이고, S4급 수형자의 경우엔 월 5회에서 0회로 아예 전화 통화 횟수를 없애면서 외부와의 소통이 막혀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진정인들이 수감돼 있는 교도소 측은 "형집행법에서 전화사용은 소장의 허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소명하는 한편 "점진적으로 사용 횟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화사용 개선 방안을 시범 운영한 결과 이를 악용한 증거인멸, 피해자에 대한 보복, 부정 사용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침 시행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진정인의 손을 들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현행 형집행법에서 전화 통화를 수용자의 권리가 아니라 소장의 허가 사항으로 정한 것은 과거의 접견·편지 수수와 달리 전화 통화는 한정된 수의 전화기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6월 법무부의 '수용자 전화사용 확대 개선 방안'에 따라 기존 전화실 동행 방식에서 전화기 자율 이용 방식으로 바뀌어 운동장, 작업장 등에 전화기가 설치됐다"며 "계호인력 문제나 부정 사용 문제 등이 어느 정도 해결돼 전화 통화도 접견·편지 수수와 같이 원칙적으로 수용자의 권리로 인정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전화 통화를 통한 증거인멸이나 피해자에 대한 보복이 우려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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