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20년 전 품삯을 주지 않았다며 이웃집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지른 70대가 중형을 선고받자 항소를 제기했다.

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A(73)씨는 지난 5일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대전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아직 검찰은 항소하지 않은 상태지만 항소 기간이 남은 만큼 항소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항소심에서 A씨 측은 양형부당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해 10월12일 오후 11시40분께 충남 아산시 배방읍 북수리의 한 단독 주택에 자신이 미리 제조한 화염병을 수차례 던져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B(67)씨 등 3명이 잠에서 깬 후 집 밖으로 나오려고 했으나 A씨는 현관문 앞에서 쇠스랑을 들고 선 채로 계속해서 화염병을 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와 격투 끝에 현관문을 통해 마당으로 나왔고 아내인 C(67)씨는 베란다 창문을 통해 2m 아래로 뛰어내려 탈출했다. 노모였던 D(95)씨도 불길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통해 뛰어 내려 탈출했으나 전치 약 8주의 상해를 입었고 후유증으로 숨졌다.

앞서 A씨는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B씨가 약 20년 전 자신에게 농사일을 시키고도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고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화염병이 집 내부로 날아가며 불이 꺼졌고 피해자들의 과실로 집에 불이 붙어 화염병을 던진 행위와 피해자들의 상해 및 집 전소 등 사이 인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과 진료를 받아 왔고 이러한 점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범행을 자수하기도 했다"면서 "다만 원한을 품고 화염병을 제작하고 심야 시간에 피해자 집에 찾아가 화염병을 투척해 집을 소훼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노모는 사건 발생 후 사망하는 등 범행 수법과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고 여러 사정의 태도를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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