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 '온라인 출석' 문제 없다…유급 발생 고려 안 해"

기사등록 2024/04/08 11:53:39 최종수정 2024/04/08 12:32:51

개강했으나 썰렁한 의대…온라인 수업도 허용한 상황

수업거부 계속되면 대책 있나 묻자 "고려 않고 노력"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8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1학년 강의실에 전공 서적만 놓여있다.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유급 마지노선이 다가오자 경북대학교는 이날 수업을 재개했으나, 강의실은 불이 꺼져 있다. 2024.04.08. lmy@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8일 의대생 집단 행동으로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던 대학들이 의대 수업을 온라인 병행으로 재개한 것을 두고 교육부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수업 거부 기간이 더 길어질 경우 대책에 대해선 "이후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의대 수업 재개를 단행한 대학들이 온라인으로도 출석을 허용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에 "위급한 상황에서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답했다.

구 대변인은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과거 소송도 있었지만 자료만 내려 받았다고 출석을 인정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학생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보지 못하거나 유급이 되는 상황이 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2020~2022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대학들은 실시간 쌍방향 등 온라인 수업을 운영했던 만큼 양질의 수업을 진행할 역량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다만 지금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서 상황이 같다고 보긴 어렵다. 수업을 재개한 대학들이 온라인 수업을 허용한 것은 학생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구 대변인은 "현재 단계에서 유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집단 유급 발생 시점) 그 이후 시나리오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의대 개강이나 수업을 재개한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의사결정을 아직 못한 대학도 많고 공문을 배포하면 다른 시그널(신호)를 줄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수업재개 전반에 대해선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금 대학에 공문을 보내 수업재개 여부를 물으면 정부에서 의대를 압박하는 것처럼 의료계 강경파 일각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대와 경북대에서 의대생들이 이날 얼마나 돌아왔는지도 당장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의과대학 증원 반대로 인한 집단행동으로 약 한달간 미뤄졌던 수업이 재개된 8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건물에 의과대학 정원정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4.04.08. pmkeul@newsis.com
대학들이 의대에서 녹화영상 시청 등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비동기식' 온라인 수업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출석을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고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면 집단 유급과 본과 3~4학년 등의 의사 국가고시 응시 피해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시간이 지나면 '동맹휴학' 사유의 휴학계에 대해 승인을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대변인은 "남은 몇 주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며 "물밑 접촉을 하고 있고 수업 재개 한편으로 학생들을 설득해 돌아오게끔 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일대일 맞춤형으로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개강한 경북대를 비롯해 의대생 집단 행동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의대 학장과 처장 등이 의대생들을 만나 상담하는 등 다각도로 설득을 이어가고 있다.

의사 출신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이날 공개한 서신을 통해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에겐 미래가 있기 때문에 책을 놓지 않았다"며 복귀를 호소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인 7일까지 학칙에 나와있는 요건과 절차를 갖춰 휴학계를 추가로 제출한 의대생 수는 누적 1만375명으로 재학생의 55.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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