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심기 경호 선관위 행태 볼썽사나워"
녹색정의당 "국민의 풍자와 해학 입틀막하려는 의도"
조국혁신당 "신발 문제됐으면 신발 벗고 투표 하나"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야당은 5일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보고 투표소 반입을 금지하기로 한 데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선관위는 국민의 축제를 코미디로 만들려고 하느냐"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대파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죄가 있다면 '대파 가격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대통령이 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식이면 사과를 들고 투표소에 들어오는 것도 막을 셈인가"라며 "디올백을 멘 사람도 투표소에 출입을 금하시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이 동창을 사무총장에 내리꽂을 때 예상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선관위 본연의 책무는 내팽개치고 대통령 심기 경호에 뛰어든 선관위의 행태가 볼썽사납다"며 "선관위는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코미디 같은 대파 금지령을 철폐하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장본 김에 대파를 들고 투표소도 못 가는 세상, 여기가 대한민국 맞느냐"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정권을 향한 국민의 풍자와 해학을 입틀막하려는 노골적인 의도 앞에 국민 표현의 자유를 옥죄려는 당당한 시도 앞에 한 없는 절망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오롯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반성해야지, 선관위를 앞세워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이라 윽박지를 일이 아니다"라며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이라는 역대급 '안내사항'을 배포해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만들어버린 중앙선관위도 반성하라"고 말했다.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파 가격을 갖고 정부와 여당이 국민 눈을 속이려고 해도 좋지만 선관위까지 '파틀막'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대파는 들고 못 들어가면 요즘 문제가 되는 사과나 양배추는 들고 들어가면 되느냐. 혹시 디올백은 괜찮은가"라며 "대파 모양을 붙인 모자나 브로치, 가방도 못들고 가느냐. 만일 선거 과정에서 신발 가격이 문제가 됐다면, 투표할 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할 거냐"고 했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각 지역 선관위에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사례별 안내사항'이라는 문건을 보내고 민원 상황 대처법을 안내했다.
이 문건에는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할 수 있으니 만일 투표소 내에 대파를 들고 들어가려고 한다면 외부에 보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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