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부산 수영구, '무소속 출마' 3파전에 요동

기사등록 2024/03/25 16:54:39

장예찬 막말 파동에 공천 취소

국민의힘·민주당 모두 전략공천

보수표 분열 시, 민주당 승리 가능성

[부산=뉴시스] (왼쪽부터)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부산 수영구 후보,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 무소속 장예찬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2024.03.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후보들 다 누군지 모르겠어요!"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 수영구가 장예찬 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요동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양당 모두가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를 세우면서 주민들은 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동의대 교수, 무소속으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등록했다.

수영구에는 당초 장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으나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공천을 박탈당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부산진구을 지역에 출마했던 정 전 논설위원을 수영구에 배치했다.

장 후보는 이에 반발해 수영구에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했다. 장 후보는 “정치 생명을 걸고 무소속 출마를 결단한다”며 “잠시 당을 떠나지만, 수영구 주민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강윤경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지만, 유동철 동의대 교수가 전략공천으로 경선을 통과했다. 유 교수는 지난 2021년 보편적복지국가포럼의 공동 상임대표를 맡아 기본소득론 설계에 기여했다.

지역민들은 혼란스러운 반응이다. 수영구 광안동에서 20년 동안 살았다는 주민 A(60대)씨는 “솔직히 장예찬 후보야 TV를 통해서 알고 있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잘 모르겠다”며 “이러면 또 당을 보고 뽑아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영구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민주당 지지자들도 적지 않은 곳이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강윤경 후보가 4만2489표(41.0%)를 득표하고 미래통합당 전봉민 후보가 5만7959표(55.9%)를 얻어 전 후보가 당선됐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만1801표(35.7%)를 얻었으며, 윤석열 후보는 7만1160표(60.8%)를 득표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수영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박병염 후보가 1만 9441표(26.4%)를 획득했으며, 강성태 후보가 5만1528표(69.9%)를 얻어 당선됐다.

수영구는 민주당 바람이 불어서 부산 16개 기초자치단체장에서도 보수 정당에 뺏기지 않았던 지역이다. 당시 민주당 김혜경 후보가 3만8953표(43.7%), 자유한국당 강성태 후보가 4만 188표(45.1%)를 얻은 바 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경우 차이가 있지만, 총선의 경우 꾸준하게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를 해왔고 2012년 이후 민주당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기도 한다"며 "만약 윤-한 갈등이 계속되면, 수영구에서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것이고, 보수표가 분열되면 민주당이 처음으로 승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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