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세자빈 "항암 화학요법 치료중" 발표

기사등록 2024/03/23 07:09:17 최종수정 2024/03/23 07:11:54

녹화 동영상 통해 직접 암 걸린 사실 공개

1월 수술 때 발견된 암 "예방적" 치료중

"그동안 자녀들 안심 시키려 공개 안했다"

[런던=AP/뉴시스]윌리엄 영국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2010년 6월 런던의 성제임스 궁전에서 약혼을 발표하는 모습. 미들턴 왕세자빈이 22일(현지시각) 자신이 암에 걸려 화학요법중이라고 발표했다. 2024.3.23.

[런던=AP/뉴시스] 강영진 기자 =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암에 걸려 화학 요법을 받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지난 20일 윈저성에서 녹화해 이날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이 암에 걸쳐 치료를 받고 있음을 밝혔다. 미들턴 왕세자빈의 건강 문제는 지난 1월 병명을 밝히지 않은 채 복부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이래 소셜 미디어에서 각종 추측이 제기돼왔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자신이 받은 “큰” 수술 뒤 발견된 암을 치료받는 동안 “시간, 공간, 프라이버시”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줄무늬 평상복 스웨터와 청바지 차람의 미들턴 왕세자빈은 수선화가 있는 잔디밭 앞 나무 벤치에 앉은 모습이었다. 이른 봄에 피는 수선화는 암 투병 환자를 위한 희망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된다.

그는 “잘 지낸다. 낫는데 도움이 되는 일에 몰두하면서 하루하루 건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42살인 미들턴 왕세자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쇼핑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쇼핑 동영상은 이번 주 공개됐다. 동영상에서 두 사람은 왕실 소유 윈저 영지에서 키운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찰스 국왕이 전립선 비대증이 있으며 병명이 공개되지 않은 암이 발견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찰스 국왕은 버킹검 궁이 발표한 성명에서 “캐서린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것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 미들턴 왕세자빈이 수술을 받은 시기에 같은 병원에서 전립선 치료를 받은 찰스 국왕은 지난 몇 주 동안 “사랑하는 며느리와 긴밀하게 소통해왔다”고 강조했다.

버킹검 궁은 찰스 국왕과 카밀라 왕비가 “어려운 시기에 모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지지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미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뒤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소원해진 해리 왕자와 메간 왕자비도 왕세자빈의 건강을 기원했다.

그들은 성명에서 “케이트와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그들이 조용하고 평화롭게 지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들턴 왕세자빈의 암 치료 사실이 공개되기 전까지 왕실은 왕세자빈이 암수술이 아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으며 회복을 위해 왕세자빈이 4월까지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수술 뒤 검사에서 암에 걸린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 암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연히 큰 충격을 받았고 윌리엄과 나는 우리 어린 가족들을 위해 조용히 처리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미들턴 왕세자빈이 왕실 성명을 통해 공개하지 않고 직접 영국 및 세계를 상대로 발언하면서 왕실 가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적이고 투명하게 처신함으로써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수술을 받고 초기 단계의 “예방적” 치료를 받은 뒤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쉬반 시바쿠마르 버밍햄 대 종양학 부교수는 왕세자빈이 밝힌 “예방적” 항암요법이 “보조적” 요법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수술 뒤 재발을 막기 위해 (체내에) 순환되고 있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가족들이 “몇 달 동안 엄청나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 왕자와 샬롯 공주, 루이스 왕자 등 세 자녀에게 “맞는 방법으로” 자신이 괜찮다고 알리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언론의 보도에 자녀들이 접하지 않을 수 있는 부활절 휴일이 시작된 뒤 이뤄졌다.

리스 수낵 영국 총리가 성명에서 미들턴 왕세자빈이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소식을 들어 엄청나게 슬프다”는 말로 시작했다.

올해 75세인 찰스 국왕은 암 치료를 받는 동안 공식 활동을 중단했지만 정부 당국자 및 귀족들과 접견하고 교회에 가는 사진이 자주 공개됐다.

반면 미들턴 왕세자빈은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선 모임 등에 나서지 않으면서 최근 몇 주 동안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그러자 스스로 편집한 가족사진을 공개했다가 사진이 조작됐다는 보도에 사과하면서 온갖 추측이 계속 확산했다.

이번 주 초에는 영국의 프라이버시 감시단체가 미들턴 왕세자빈이 복부 수술을 받은 민간 병원의 직원이 의료기록을 유출하려 시도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는 일도 있었다.

귀족이 아닌 평민 출신으로 2011년 윌리엄 왕세자와 결혼한 미들턴 왕세자빈은 다이애나 왕세자빈 이래 영국 왕실에서 가장 주목을 받아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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