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21일 오전 중앙군사법원 3차 공판 출석
김정민 변호사 "이종섭 대사 임명, 인사권 남용…사건 본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함께 해…"박 대령 어떻게든 도울 것"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가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박정훈 대령과 김정민 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 3차 공판에 출석했다. 공판 30분 전 국방부 후문에 모습을 드러낸 박 대령과 김 변호사는 출석에 앞서 현 상황에 대한 짧은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이종섭 호주대사 귀국과 관련해 박정훈 대령이 이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을 끌었지만, 박 대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 대령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우리가 계속 주장했듯이 이종섭 대사는 피의자"라며 "지금 죄없는 사람은 법정에 재판받으며 고생하고 있는데 피의자(이종섭)는 국민 세금으로 비행기타고 바다 건너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 모습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며 반문했다.
이 전 장관의 공수처 수사와 관련해서는 "공수처 수사에 응하겠다는 것은 본질이 아니"라며 "피의자를 중요 국가 대사로 임명한 인사권 남용이야말고 이 사건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 대사 증인 신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재판에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고,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이 (심문이) 끝나면 저희가 이 대사를 1번(증인)으로 신청해 물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어떻게 공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국가 세금을 축내며 해외로 도피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 빼곤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당시 전 국방부 장관을 주일대사로 임명해 내각에서 반대했었는데 이번 정부는 내각 반대조차 없는 충성스러운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 대사 임명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을 항명으로 몰아간 것 못지않게 우리 근현대사에 치욕스러운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부검찰단은 지난해 10월 기록 이첩 보류 중단 명령에 대한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 대령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3차 공판에는 해병대 김화동 비서실장과 이윤세 공보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2차 공판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 3분께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조사결과를 민간으로 이첩하는 과정에서 항명 혐의로 보직해임됐다. 이후 박 대령에게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했던 발언 중 일부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상관명예훼손 혐의까지 더해졌다.
한편, 이날 출석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박 대령 해병대 전우들과 함께했다. 이 대표는 "이종섭 전 장관의 도피행각에 대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기획을 한 이 정권에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령과는 임기 3년이 남은 권력자에 찍혀서 개인이 얼마나 어려운 저항을 하는지를 같이 느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있다"며 "박정훈 대령의 이런 억울한 수사와 재판에 대해 개혁신당 차원에서는 항상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어떻게든 돕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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