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내가 경영한다면?…"시총 50조" vs "비현실적"(종합)

기사등록 2024/03/21 15:43:30 최종수정 2024/03/21 16:27:29

임종윤·종훈 사장, 기자간담회 개최

국민연금공단에 "올바른 의결 기대"

사측 "비현실적이고 실체없는 주장"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미그룹 경영에 복귀한다면) 1조원 이상을 유치할 계획이고,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개발 전문회사로 만들어 50조 가치를 가진 회사로 키워낼 수 있다. 계획이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다."(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OCI그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모친 등 한미약품그룹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 중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21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장·차남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에너지소재 그룹 OCI그룹과의 통합 추진을 밝힌 지난 1월 이후, 가처분 등을 신청하며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한미그룹 대표로 경영 복귀 의사도 밝히며 추천 인사(5명)의 이사선임 주주제안을 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회사 측의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표 대결이 진행된다.

이날 임종윤 사장은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공약으로 내고 싶다"며 "450개 화학약품을 론칭한 한미약품은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노하우가 있고 이것이 한미의 진정한 미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유치금으로 바이오 공장을 짓고 CDO(위탁개발), CRO(임상대행) 등 차별화된 개발 전문 회사로 만들어, 50조 가치로 키워낼 수 있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바이오의약품을 반드시 한미가 만들어낼 것이며, 나의 계획에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 형제는 '한미의 미래 전략'으로 5년 안에 순이익 1조 회사, 시가총액 50조 티어 진입, 장기적으로는 제2의 현대 기아차 그룹처럼 시가총액 200조 티어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선 순이익 증가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파트 매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 측 시총 200조 가능 주장은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두 사장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언급을 여러차례 하면서도 '순이익 증가를 위한 부서 매각 등'을 언급했는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450개 화학약품 제조 경험을 토대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겠단 계획에 대해선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단순화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공허한 느낌마저 준다"고 말했다.

한미그룹은 "이러한 포부를 밝히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두 형제는 이번 주총 표결에서 중요한 입지에 있는 국민연금에 피력하기도 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갖고 있다. 두 형제와 송영숙·임주현 모녀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함께 주요 입지에 있다.

임종윤 사장은 "국민연금이 법률적인 문제 등 깊은 고려를 통해 올바른 쪽으로 의결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동국 회장의 향방에 대해선 임종훈 사장이 "신 회장은 경영을 하는 분이고 오랜 친분이 있다. 현명한 판단으로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hwang@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