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과 부동산PF 대손충당금 급증하며 5600억 적자 전환
저축은행중앙회 "건전성 악화에도 관리·대응 가능한 수준" 강조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저축은행업권이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라 이자비용이 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대손충당금 적립이 급증한 영향이다. 업계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는 다르며 충분히 관리와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5559억원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부터 8년간 흑자였으나 지난해 대형 적자로 전환했다. 2022년 1조6000억원 등 앞선 8년간 누적 이익은 9조7000억원 규모였다.
지난해는 앞선 2022년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라 전년대비 이자비용이 2조4000억원 증가(약 1.8배)했다. 이자수익은 1조1000억원 늘면서 이자이익이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예대금리차는 2022년 6.0%포인트에서 지난해 4.7%포인트로 하락했다.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22년 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9000억원으로 대폭 늘려 적립했다. 업계 총자산은 126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조원(8.7%) 감소했다.
여신은 104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1조원(9.6%) 줄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과 경기회복 둔화로 인한 리스크 관리 차원의 보수적인 대출 취급, 매각과 상각 등으로 여신이 감소했다.
기업대출은 58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조8000억원(14.3%) 줄었다. 가계대출은 38조9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3.1%) 감소했다.
수신은 107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조1000억원(10.9%) 줄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유치해 수신이 증가했으나, 자금시장의 안정화와 여신감소 등에 따라 예년 수준으로 복귀했다.
자기자본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000억원(2.0%)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규모 확대에 불구하고, 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5000억원)으로 늘었다.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3.41%) 대비 3.14%포인트 급등했다. 경기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인 서민과 중소상공인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등에 영향을 받았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 말(2.90%) 대비 5.12%포인트 뛰었다. 기타대출(금융기관, 주택조합 등에 대한 대출) 포함 시 기업대출 연체율은 7.48%다.
가계대출은 5.01%로 전년 말(4.74%) 대비 0.27%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매각·상각 2조5000억원) 채무조정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연체여신 증가(분자)와 더불어 위험자산 축소로 인한 전체 여신 감소(분모)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 말(4.08%) 대비 3.64%포인트 급등했다.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나, 대손충당금 적립율과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은 14.35%로 전년 말(13.15%) 대비 1.20%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자본확충을 위한 증자와 적극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한 위험가중자산 축소로 올랐다. 법정기준 BIS비율 대비 약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비율은 192.07% 법정기준 100% 대비 92.07%포인트 초과했다. 자금변동성에 대비해 법정기준을 충분히 초과해 보유 중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3.89%로 법정기준 100% 대비 13.89%p 초과했다. 모든 저축은행이 법정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을 초과해 적립 중이다.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사태 당시 연체율은 6월 기준 25.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7.0%에 달한 바 있다. 당시 BIS비율은 1.1% 수준이다.
자산은 76조8000억원, 여신은 58조3000억원, 수신은 71조1000억원 규모였다.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000억원으로 105개사 중 부실 사태로 자본잠식에 빠진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2011년 당시 당기순손실은(6월 기준) 5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후 2012년 1조4000억원, 2013년 1조1000억원, 2014년 5000억원 등 적자를 이어가면서 손실 규모는 차츰 줄어들었다.
2015년 5000억원 흑자 전환한 뒤 2022년까지 이익 폭을 점차 늘려나갔다. 2021년은 2조원, 2022년은 1조6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 현재의 경영 현황과 재무 건전성을 비교하면서 충분히 관리와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위축 등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건전성이 다소 악화되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자기자본과 대손충당금 적립규모 감안 시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하다"며 "수신 추이와 금리변동 상황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되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도 가능한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예금인출 발생 시에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른 관련 리스크 증가,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시장안정화 시점까지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빠른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에 따라 손실확대의 주요 요인인 이자비용이 감소돼 관련 손익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건전성관리 강화를 위해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새출발기금 외 민간매각을 상반기 중에 추진할 것"이라며 "부동산PF 대출의 경우도 연착륙 기조 하에서 손실흡수능력 확충, 적극적 연체 관리 등 다각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책·감독당국 지원 등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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