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원화마켓서 8935만원까지 빠져
ETF 순유출 전환 '직격탄'
번스타인 "일시적 하락…저가 매수 기회"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지난주까지 고공행진하던 비트코인이 무서운 속도로 빠지며 9000만원을 반납했다.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뒤 9일 만이다. 몸집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알트코인들은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일 오후 2시24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3.47% 떨어진 895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54% 떨어진 8987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오후 한때 8935만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6만달러를 위협받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6.35% 하락한 6만988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도 빠르게 하락하며 500만원대를 반납했다.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6.14% 하락한 451만원을, 업비트에9서는 4.03% 떨어진 453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9.13% 빠진 3082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대장주들의 연일 하락세에 알트코인들은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날 시총 20위권 주요 알트코인들은 전부 파란불(하락)을 나타냈다.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알트코인들은 상승장에서 더 오르고, 하락장에서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 약세에도 강세를 띠었던 레이어1 코인, AI 코인, 밈코인들의 폭락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솔라나는 -11.28%, 아발란체는 -12.87%. 도지코인은 -6.94%, 시바이누는 -5.40%, 월드코인은 -7.51% 각각 하락했다.
이번 폭락은 그간 상승을 견인했던 상장지수펀드(ETF)발 매수세가 꺾인 영향이다. 여기에 차익실현 매물과 일본은행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발표될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도 하락을 부추겼다.
스팟온체인은 19일(현지시각) X를 통해 "전날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3억2600만달러(4366억원)가 유출됐다"며 "2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라고 밝혔다.
또 일일 최대 유입량을 기록했던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IBIT) 역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IBIT는 전날 7520만달러(1007억원)가 순유입돼며, 17거래일 기준 최저 유입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최근 조정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감기를 앞두고 일시적 조정을 겪는 만큼 현재가 매수 적기라는 설명이다.
고탐 추가니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1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현재 비트코인 하락은 일시적이다.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반감기 이전 다지기를 끝낸 후 전반적인 강세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대략 4년마다 자동으로 발생한다. 다음 반감기는 다음 달 20일로 예상된다. 이번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블록 보상은 6.25BTC에서 3.125BTC로 감소한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4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9·극단적 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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