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어르신 놀이터? 이젠 옛말"…50·60세대도 '인스타'로 떠난다

기사등록 2024/03/20 06:01:00 최종수정 2024/03/20 09:06:35

지난 5년 간 국내 페북 이용자 35% 감소…인스타그램은 96% 증가

인스타 사용량, 40대 143%, 50대 149%, 60세 이상 113% 늘어

[뉴욕=AP/뉴시스]컴퓨터에 표시된 인스타그램 앱. 2019.8.23.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처음에는 그냥 저희 딸이나 주변 사람들이 다들 한다고 하니 '눈팅(게시물을 읽기만 하는 것)'만 하려고 인스타그램에 가입했죠. 그런데 그냥 글만 올라오는 게 아니라 사진이나 짧은 영상들도 올라오는 걸 보다 보니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50대 여성 김 모씨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당초 젊은 세대가 애용하는 SNS(소셜미디어)로만 여겨졌던 '인스타그램'이 이제 중장년층, 노년층까지 확장되고 있다. 지난 5년 간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이같은 이용자 급증 현상을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스타그램이 선보인 숏폼 콘텐츠 '릴스'가 인기를 견인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이같은 내용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앱의 사용자 변화 조사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지난 2월 페이스북 앱 사용자는 840만 명으로 집계됐다. 페이스북 앱 사용자는 2019년 2월 1295만명에서 2024년 2월 840만명으로 지난 5년 동안 사용자가 35% 감소했다. 사용 시간 또한 52분에서 23억분으로 55% 줄었다. 지난 5년 간 1인당 페이스북 평균 사용시간은 31% 줄었고, 1인당 평균 실행횟수도 51% 감소했다.

페이스북 앱의 세대별 사용자 증감율을 살펴보면 대부분 세대에서 전반적으로 사용자가 줄었다. 연령별 감소율을 보면 20세 미만 57%, 20대 50%, 30대 36%, 40대 19%, 60세 이상 13% 감소했고, 유일하게 50대에서만 1% 증가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앱의 월간 사용자 추이.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 앱 사용자는 2019년 2월 1241만명에서 2024년 2월 2430만명으로 지난 5년 동안 사용자가 96% 증가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전세대에서 사용량이 모두 크게 늘었다. 20세 미만 94%, 20대 85%, 30대 60%, 40대 143%, 50대 149%, 60세 이상 113%의 사용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인스타그램 활용이 전체 사용량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앱의 연령대별 사용자 변화 추이.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재판매 및 DB 금지

인스타그램이 중장년층 이상 세대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지난 1~2년 사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 보고서는 SNS 주 사용층인 MZ세대가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고, X세대나 베이비붐 세대 등 비교적 고령층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0대 48.6%, 10대 57.2%가 페이스북을 이용했으나 2021년에는 M세대(만 25~38세) 27%, Z세대(만 9~24세) 38.4%만이 페이스북을 이용했다. 산정 기준이 다소 바뀌었으나 20대와 M세대, 10대와 Z세대를 비교해보면 모두 이용자가 20%포인트 가량 줄었던 것이다. 같은 기간 X세대(만 39~54세)의 페이스북 이용률은 M세대와 동일한 27%였다.

SNS의 활용 의의가 결국 주변인들과의 '소통'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자녀 세대인 청년층이 인스타그램으로 앞서 이동하자 부모·조부모 세대인 중장년층·노년층도 뒤따라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스타그램으로의 이동 이후 릴스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자 그대로 정착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 수년 사이 인스타그램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용자가 많은 SNS 1위로 등극한 가운데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