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사들이 조금씩 양보하면 좋겠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수술과 진료 일자가 연기됐어요. 뉴스를 통해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고 의대 교수마저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말이 있어 불안하네요."
19일 오후 대구 남구 영남대학병원 로비 창구 앞은 접수와 수납을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진료실 앞 대기석과 엘리베이터 앞에도 손님들이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집안 어른의 건강 악화로 병원을 찾은 A씨는 수술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집안 어른이 오래전부터 몹시 아프셨다. 최근 말기 암 판정을 받으셔서 가족들이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복수에 물이 차올라 조치해야 하지만 진료 등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이 5주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대구가톨릭대와 계명대 등 지역 의대 교수까지 집단 사직서 제출 움직임을 보여 시민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영남대병원에서 만난 환자 B씨는 "담당 교수가 없으면 소통이 잘 안 될 것 같아 불안하다"며 "계속 봐주던 교수가 진료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여전히 전공의 분들은 돌아오지 않은 상태이며 의대 교수까지 사직서를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보 없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정부와 의료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시민도 있었다.
접수 창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정부와 의사들이 조금씩 양보하면 좋겠다. 결국 피해 보는 것은 환자들뿐 아닌가"며 "한 번에 2000명씩 늘리는 것도 문제지만 본분을 지키지 않는 의사들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받거나 의대생들이 유급 위기에 처하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워온 교수들은 사직서를 내더라도 수리되기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되는 만큼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지만, 사태가 이달 말까지 지속되면 의료 현장의 큰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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