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호주 한인 일가족 살해 태권도 사범 '리플리 증후군' 의심"

기사등록 2024/03/18 18:22:16 최종수정 2024/03/18 22:53:28

경력·재산 등 전부 허위였다…현지 경찰 '치정극 유력'

[서울=뉴시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6일 방송에서 지난달 호주 시드니에서 한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인 태권도 사범 유광경(49)의 행적을 보도했다. 사진은 일가족 중 모자가 사망한 태권도장(왼쪽)과 용의자 유 씨(오른쪽). <사진캡처=구글 로드뷰(왼쪽), 라이온즈태권도&마셜아트아카데미 홈페이지(오른쪽)> 2024.3.1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윤영 인턴 기자 = 지난달 호주에서 한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인 태권도 사범 유광경(49)이 경력을 허위로 부풀리는 등 거짓말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16일 ‘미스터 라이언의 거짓말’이라는 부제로 범인 유 씨의 행적을 담았다. 유 씨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각) 시드니 노스 파라마타 소재 태권도장에서 수업을 들으러 온 7세 남아와 그 모친을 살해하고, 피해자 자택으로 찾아가 부친까지 살해한 혐의로 20일 체포됐다. 그는 같은 날 새벽 심한 자상을 입고 병원에 방문했다가 의료진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일로 시드니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특히 유 씨는 현지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존경받던 무술인으로 충격을 더했다. 그는 자신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호주 국가대표 출신이자 호주 매쿼리대학교 초빙교수라고 알려왔다. 이외에도 다양한 수상 이력 등을 홍보했다.

그러나 ‘그알’ 취재 결과 그의 경력은 대부분 거짓으로 밝혀졌다.
 
시드니 올림픽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으며, 교수 계약서는 위조문서였다. 태권도 고단자를 인증하는 국기원 서류는 진품이었으나 그의 평소 주장(8단)과 달리 4단에 불과했다.

방송에 따르면 유 씨는 존재하지 않는 ‘쌍둥이 동생’을 지어내거나, 학력 위조, 재산 부풀리기 등의 거짓말을 수시로 해왔다. 그의 고용주였던 한 제보자는 “수 년간 거짓말 때문에 그를 몇 번이고 해고했다가 다시 받아줬다”고 밝혔다.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이런 유씨의 행동이 ‘리플리 증후군’ 증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거짓말로 상황을 해결해 왔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처 능력이 부족해 보인다”라며, “피해 여성 살해 후 안 걸리기 위해 아이와 남편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소견을 전했다.
 
아직 유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초 현지 언론은 경찰이 유 씨와 피해 여성의 치정 관계를 유력한 살해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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