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익 420억원 상품권으로 돈 세탁…일당 8명 송치

기사등록 2024/03/18 12:00:00 최종수정 2024/03/18 14:49:29

허위업체 대표 등 6명 구속·2명 불구속 송치

피해자 86명·피해금 90억원 확인…수사 확대

람보르기니·명품 시계·현금 등 28억원 환수

[서울=뉴시스] 경찰이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람보르기니 차량. (사진=성동경찰서 제공) 2024.03.1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코인 사기, 로맨스스캠 등을 일삼은 사기 조직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해 준 혐의를 받는 상품권 업자와 현금운반책 등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사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등 혐의로 상품권 업자 6명과 현금운반책 2명 등 자금세탁 일당 8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사기 조직의 피해금 세탁에 관여한 허위 상품권 업체 대표 4명과 현금 운반을 담당한 2명은 구속 송치 됐으며, 실제로 국내에서 상품권 업체를 운영하던 대표 2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에게 자금세탁을 지시한 총책과 현금 수거책 등 2명은 베트남 등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파악돼 경찰이 수배 중이며, 사기 조직 상선에 대한 수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에 거점을 둔 사기 조직은 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유명 투자전문가를 사칭하면서 유튜브 주식 방송 등을 통해 신뢰를 쌓은 후 "국내 주식 동향을 알려주겠다. 투자를 하면 최소 50%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동행 신탁프로젝트에 돈을 입금하면 저가에 주식을 매입해 투자자들의 주식 앱 계좌로 주식을 할당해 줘 300~600%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90억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 조직은 이렇게 확보한 피해금을 자금세탁 총책에게 전달하며 세탁을 지시했고, 총책은 국내의 허위 상품권 업체 대표 등에게 다시 일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허위 상품권 업체 대표 4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허위 상품권 매매 법인 계좌를 개설한 뒤 해당 계좌로 입금된 피해금을 상품권 업체 두 곳을 거쳐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허위 상품권 매매 영수증을 작성하는 등 정상적인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금을 전달받는 등 범행에 활용된 허위 법인 계좌 4개를 추적한 결과 피해금 약 420억원이 세탁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허위 상품권 업체 대표 사무실 등에서 현금 22억원과 명품 시계, 람보르기니 4대 등 범죄수익 총 28억 3968만원을 압수해 환수했다.

변민석 성동경찰서장은 "해당 허위 법인 계좌의 거래 내역으로 드러난 420억원 중 피해자가 확인된 피해금이 현재까지 90억원"이라며 "향후 수사를 통해 추가 피해자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 체류 중인 공범에 대해서도 현지 주재관과 협력해 신속하게 검거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변 서장은 "최근 각종 신종 사기 범죄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경찰은 악성 사기 근절을 2024년 최우선 주요 정책 목표로 선정하고 강력한 단속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며 "SNS에서 유명 투자 전문가로 접근해 투자를 유도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는 경우 사기가 아닌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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