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롭고 값비싼 분견·내시경 검사 대신할 간편한 검사
혈액에서 암세포 및 폴립 세포의 DNA를 추적하는 방식
조기 발견률 83%로 대장암 사망률 73% 줄일 수 있어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대장암을 조기 발견해 사망률을 73%까지 줄일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혈액 내 대장암 세포의 DNA 조각을 추적하는 실드(Shield)라는 혈액 검사법이 발표됐다. 이 방법을 개발한 가던트 헬스는 치료가 가능한 조기 대장암 확인율이 83%라고 밝혔다. 발견하지 못할 확률은 10% 미만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대장암으로 숨지는 사람이 5만3000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 암 사망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수다. 특히 노년층 사망률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55세 이하의 청장년층에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장암 발견에는 내시경 검사와 분변 검사가 이용돼 왔다. 미국의 경우 45세 이상의 성인에 대해 10년에 한번 내시경 검사를 하거나 1~3년 주기로 분변 검사를 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용과 번거로움 때문에 검사를 회피해왔다.
그러나 매년 건강 검진 때 간단한 혈액 검사를 추가하는 것으로 대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게 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새 혈액검사법은 대장암과 암세포로 변하기 쉬운 큰 크기의 폴립에서 혈액 속으로 배출된 DNA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다만 혈액 검사로 대형 폴립을 찾아내는 확인율이 13%에 불과해 분변 검사 확인율 43%와 대장내시경 검사 확인율 94%보다 크게 떨어지는 결함이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폴립 대부분이 양성으로 암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굳이 모든 폴립을 사전에 찾아내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와 관련 미 소화기의과협회 바버라 정 회장은 혈액 검사가 암이 될 수 있는 폴립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의사가 환자에게 사전에 고지해 검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혈액 검사에서 암세포 또는 폴립의 유전자가 발견될 경우 대장 내시경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도 알려야 한다.
혈액 검사를 어느 정도의 주기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가던트사는 3년 마다 한번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정 회장은 아직 확실한 지침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이 혈액 검사를 하는 비용은 895 달러(약 118만 원)로 책정돼 있으며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FDA로부터 승인을 받아 국가 보험과 민간 보험이 적용되면 가격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분변 검사의 가격은 581~681 달러(약 76만~90만 원) 사이이며 대장 내시경 검사는 1250~4800 달러(약 165만~632만 원) 이상으로 평균 2750 달러(약 362만 원)에 달한다. 대부분 의료 보험이 부담하므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많지 않다.
혈액 검사는 대장암을 예방하기보다 조기 발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검사의 편이성이 커짐에 따라 자주 검사할 수 있게 되면서 예방 효과도 충분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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