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전공의 비율 93%에 달해
이번주 내 면허정지 사전 통지 완료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 거의 없어"
"행정처분 무효화하기는 어려울 것"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 관한 면허정지 사전통지서 발송을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할 방침인 가운데 근무지 이탈 전공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93%를 기록하며 정부와 의료계간 강 대 강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1만2909명의 전공의 중 93%인 1만2001명이 계약을 포기하거나 근무지를 떠났다고 12일 밝혔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 이후 현장을 떠난 전공의 비율이 93%까지 올라온 것은 처음이다.
정부가 지난 5일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고 있지만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거나 오히려 현장을 떠난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의료계 관계자는 뉴시스에 "저희 과에는 면허정지 사전통지서 발송 이후 돌아온 전공의가 없다"며 "고령인 소수의 교수를 제외한 모든 교수가 당직에 계속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병원 익명 게시판에는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관한 고충 토로 글이 줄이어 올라왔다.
해당 게시판에 '파업 때문에 교수들 점점 짜증 내기 시작하는 게 싫다'는 게시물이 올라오자 '적당히 짜증 내야 '힘들구나' 하면서 받아주지 후배들 파업한 데 따른 짜증을 왜 다른 직종에 푸는지 이해하지 어렵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여기에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가세하며 의료계의 반발이 전방위로 번져 나가는 모양새다.
정부도 업무개시명령을 받고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관한 3개월 면허정지 등 조치 사전 절차를 이번 주 중 마무리하고,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도 운영하며 복귀자에 관한 보호와 복귀를 방해하는 이들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 후에는 법적 구제가 어려운 만큼 사태가 길어질수록 정부와 의사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행정처분 대상인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행정처분을 못 하게 하는 법리는 있지만 형사법과 달리 정당한 사유를 굉장히 좁게 인정하기 때문에 처분을 무효로 할만한 사유가 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병왕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전날(11일) 브리핑에서 "행정처분 예고 전이나 진행 중에 복귀하게 되면 행정처분을 할 때까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과는 다르게 나갈 수 있다"며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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