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영입인재 39명 중 13명 전략공천…다수 '험지'로

기사등록 2024/03/12 05:00:00 최종수정 2024/03/12 11:00:32

지역구 17명 중 76.5% 전략공천…7.7%는 경선 치러

비례가 절반…불출마 하정훈·윤학수, 정책·공적분야

"사천은 아니지만 감동·스토리·콘셉트는 부족" 평가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1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갤럭시 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2024.01.22.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한동훈 비대위 체제 전환 후 국민의힘에 영입된 총선 인재 39명 중 지역구 출마자 76.5%가 전략공천을 통해 본선에 직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16일 한 비대위원장의 수락연설 후 '국민인재'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39명의 공천 현황을 12일 분석한 결과, 이 중 지역구 출마자가 17명(43.6%), 비례대표 신청자가 19명(48.7%)으로 집계됐다.

지역구 출마자 17명 중 무려 13명(76.5%)이 전략공천을 받아 당 후보로 확정됐다. 통상 당 공천을 받기 위한 경선이 '예선', 총선이 '본선'으로 불리는데 국민인재 4명 중 3명 이상에게 본선 직행 티켓을 준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당선이 보장되지 않는 '험지' 지역구 후보자가 다수였다.

경선으로 향한 국민인재는 39명 중 4명(10.3%)으로 나타났다. 경기 군포 경선을 포기한 이영훈 전 JC중앙회장을 제외하면 실제 경선을 치른 비율은 한 자릿수(7.7%)다.

많은 인재들이 수도권·호남 등 험지로 전략공천을 받았다. 경기 오산(EBS 영어강사 레이나), 경기 화성을(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 서울 구로갑(호준석 전 YTN 앵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양지' 전략공천을 두고는 잡음이 일기도 했다.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각각 서울 강남병과 서초을에 전략공천되자 지역구 현역 의원인 유경준·박성중 의원은 '컷오프 논란'에 반발했다가 다른 지역구에 재배치됐다.

서울 서초을 재선 박성중 의원은 9일 경기 부천을 출마 기자회견에서 선거 한 달 전에 이뤄진 지역구 재배치 결정에 당을 향해 공개적으로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1호 영입인재인 정성국 전 한국교총 회장이 부산 진구갑에 단수공천되자 해당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예비후보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시위를 여는 등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입인재들이 경쟁력을 인정받아 상징성 있는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전체적인 영입 콘셉트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체로 중간(B) 정도의 평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비대위원장 본인이 불출마로 기득권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본인이 영입한 인재들을 좀 더 수월하게 공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계파나 사심이 개입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영입 인사들의 무게가 떨어지고 딱히 감동적인 스토리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총선 인재는 당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와서 '우리는 이번에 이런 선거를 치른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데 세대교체, 경제위기 극복, 상대 당 적폐청산 등 콘셉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진종오 전 사격 국가대표의 손을 잡고 참석하고 있다. 2024.02.05. suncho21@newsis.com

향후 관전 포인트는 국민인재 절반 가량인 19명(48.7%)이 몰린 비례대표 공천이다. 이 중 누가 몇 번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한동훈표 국민인재들의 제22대 국회 입성 규모가 좌우될 전망이다.

국민인재 중 '사격황제' 진종오, '여군 최초 투스타' 강선영,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진양혜 전 KBS 앵커 등이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비(非)국민인재 중에서도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장겸 전 MBC 사장 등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해 국민인재들의 '앞 순번'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국민인재 39명 중 지역구(17명)도 비례대표(19명)도 신청하지 않은 2명(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윤학수 전 국가정보본부장)에 대해 "당 정책 분야나 선출직이 아닌 공적 영역에서 일하실 만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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