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옷 입고 우는 아이, 엄마는 휴대폰만…도봉구, 학대아동 구출

기사등록 2024/03/06 16:58:58 최종수정 2024/03/06 17:05:29

아동학대 신고에 아이·엄마 분리 조치…치료 연계

[서울=뉴시스]도봉구는 지난해 12월 경찰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받은 뒤 현장에 아동학대전담 공무원들을 보내 학대 가정으로부터 아이를 구조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모습. (사진=도봉구 제공). 2024.03.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한겨울 바깥에서 얇은 옷만 입은 채 울고 있던 아동학대 피해 아이가 서울 도봉구와 유관기관의 협조로 구출됐다.

도봉구는 지난해 12월 경찰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 받은 뒤 현장에 아동학대전담 공무원들을 보내 학대 가정으로부터 아이를 구조했다고 6일 밝혔다.

당시 추위에 떨며 울고 있는 5~6살 짜리 아이를 발견한 한 구민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현장에는 아이의 모친인 A씨가 있었지만, 아이를 방치한 채 휴대전화만 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 도봉구는 즉시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고, 아이의 모친은 경찰과 대치한 채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의 건강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모친과 분리하기로 하고, 부친에게 연락해 아이를 즉시 일시보호시설로 옮겼다.

조사 결과 A씨는 경찰의 '관리 대상' 인물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아동학대 의심 행동을 비롯해 잦은 사건사고로 A씨와 관련한 신고가 경찰에 여러 차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의 부친은 야간에 일을 하느라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는 A씨와 아이를 당분간 완전히 분리하기로 했다. 아동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진행했고, A씨에 대해서는 정신건강 시설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게 했다.

현재 아이는 병원 진료를 통해 자폐장애 등록을 마치고 보호시설에서 아동 사회성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현재는 안정을 되찾은 상태다. A씨 또한 정신 치료를 받으며 재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구는 아이의 부모가 올바른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아이와 분리한 채 치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가정으로부터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구가 지역사회와 유관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구는 "경찰서와 지역 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아동학대대응정보연계협의체'를 구성해 매년 정기회의와 워크숍 등을 통해 맞춤형 보호지원 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올해부터 아동학대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유관기관과 함께 잠재적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고위험 가정에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아동학대예방 조기개입 사업 '세상을 구하는 아이'를 추진한다. 고위험 가정의 아동·보호자를 대상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심리검사, 상담, 치료,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구는 아동학대 예방 단계부터 사후 사례관리까지 지역 내 아동보호를 위한 사업 추진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아동의 안전과 행복이 우선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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