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기능 중단
피차이 구글 CEO "용납할 수 없는 우리 잘못"
구글은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도입한 지 불과 20여일 만에 중단했다. 제미나이가 미국 건국자나 아인슈타인 같은 역사적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표현하고 독일 나치군을 아시아인으로 묘사하는 등 역사적 인물에 대한 부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일(현지시간) "이 사태로 인해 구글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었고, 이제 피차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미나이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아시아인으로 묘사하는 등 부정확한 사진을 생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제미나이 챗봇이 일론 머스크와 아돌프 히틀러 중 누가 더 나쁜지 말하지 못하는 등 일부 응답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이에 구글의 전현직 직원들은 구글플렉스(구글 본사)에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구글이 제품을 가능한 빨리 시장에 출시하려 노력하면서 이런 문제가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 지난해 2월 발표한 '바드' 역시 시연회에서 잘못된 답변을 내놔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당시 구글이 오픈AI의 '챗GPT'에 대항하기 위해 서둘러 '바드(현 제미나이)'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구글의 20번째 직원이자 13년 동안 근무했던 마리사 메이어(전 구글 부사장)는 "나는 그들(구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하길 바란다"면서도 "구글은 혁신에 집중하고 (시장 선도자가 아닌) '도전자'의 사고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구글 플렉스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도 최근 제미나이에 대한 논란을 인정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드가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직원들에게 "제미나이 앱에서 문제가 된 텍스트 및 이미지 응답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일부 응답이 사용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편견을 드러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가 잘못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사는 구조적 변경, 업데이트된 제품 가이드라인, 개선된 출시 프로세스, 기술 권장 사항 등이 포함된 명확한 일련의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챗봇과 같은 AI 대안으로 인해 기존 검색 시장이 2026년까지 25%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드는 "구글은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느리지만 확실하게 새로운 AI 기반 검색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혼란으로 인해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전망과 피차이가 구글이 직면한 가장 큰 폭풍 중 하나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차이는 지난 2015년 구글과 2019년 알파벳의 CEO로 임명됐다. 피차이 CEO가 취임한 2015년 4000억 달러에 불과했던 구글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조 700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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