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기동민 "이재명·이수진은 되고 나는 안돼…부인하면 공천 주나"

기사등록 2024/02/29 11:22:29 최종수정 2024/02/29 12:05:29

기 의원, 공관위 컷오프 결정에 반발…"재고해달라"

"무죄추정 적용한다더니…검찰 공소장으로 판단해"

"뇌물 인정한 적 없어…그냥 기억 안 난다 할걸 후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2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자신에 대한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재고를 요구했다.

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 당무위원회는 이재명 대표와 저, 그리고 이수진 의원에 대한 기소가 정치 탄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당의 결정과 약속은 무시됐다. 누구는 되고, 기동민은 안 된다고 한다. 도대체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공관위 결정에 반발했다.

공관위는 지난 28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기 의원 지역구 서울 성북을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전략공관위원회로 이관했다. 전략공관위는 기자회견이 열린 같은 시각 기 의원을 컷오프하고 '영입인재' 김남근 변호사를 성북을에 전략공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 의원은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취임하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당의 결정과 약속은 무시됐다"며 "형평성과 공정성, 일관성 또한 무너져 내렸다"고 지적했다.

공관위 심사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했다. 공관위는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기 의원 컷오프 여부를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인 심사 방식에 공관위원인 이재정 의원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 의원은 "저는 공관위 회의에서 증거자료를 통해 이 일이 결코 금품수수가 아님을 제대로 소명했다. 그러나 공관위는 합의가 되지 않자 유례없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공천배제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기 의원은 재판 중인 해당 사건에 대해선 "정확하게 해명하고 싶다"며 "8년 전, 아버지의 절친한 직장 후배인 이강세로부터 당선 축하 선물로 3~40만원 대 양복 한 벌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그 비용을 김봉현이 지불했다는 사실은 추후 수사 과정에서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임 사태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로비 목적으로 받은 양복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라임 사태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검찰의 조작에 부화뇌동하는 금품수수 프레임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저의 무죄를 확신한다"고 재차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저에 대한 기소를 정치탄압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당연히 공천과정에서 검찰의 조작된 기소는 정치적으로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을 향해선 "공관위원장이 제가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인정했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어떻게 공관위원장이 당의 후보를 근거 없는 사실로,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공격을 하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검찰 공소장이 근거를 대신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솔직히 후회 된다"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할걸, 부인할걸, 아무런 물증도 없는데 그러면 공천을 주는 것이냐, 당의 기준이 과연 그것이냐"고 되물었다.

앞서 '라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기 의원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수진(비례) 의원은 컷오프를 피해갔다. 이 의원은 경기 성남중원 경선을 준비 중이다. 임 위원장은 같은 사건에 연루된 이 의원과 기 의원에 대한 판단을 달라진 데 대해 "기 의원은 혐의를 인정했고, 이 의원은 인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기 의원은 다만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만 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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