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교수협 "정부, 의대 증원 완화하고 대화 시작해야"

기사등록 2024/02/25 13:25:13 최종수정 2024/02/25 20:33:29

"시설 보완, 재원 확충, 교수 확보 요원해"

"현장 떠난 전공의에게 책임 묻지 말아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공의 업무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전공의 이탈에 따른 국민 건강·생명 피해 우려가 크다고 보고 역대 처음으로 보건의료재난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장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진료를 무기한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2024.02.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전국 거점 지역 국립대학교 교수들이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극한 대치를 벌이는 것과 관련, "정부와 의료단체는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료정책 수립에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교육계 이공계 및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소멸이 우려될 정도로 농촌과 중소도시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의사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2000명 증원은 물러설 수 없는 조건이라며, 협상조차 거부하는데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설보완, 재원확충, 교수확보는 아직 요원하다"며 "전공의들 태반이 의료현장을 떠나고, 의대생 또한 대학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원망과 국민들의 우려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으나 누구 하나 이러한 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국련은 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한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이들은 ▲정부는 책임 있는 의료단체와 공식적인 대화를 즉시 시작하고, 2000명 증원 원칙을 완화해 현실을 고려한 증원 정책을 세울 것 ▲일부 대학의 책임자와 전문가들은 정부에 잘못되고 과장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의사 증원과 관련한 협의내용은 지금부터라도 모든 국민에게 알려야 하고, 증원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교육계와 산업계도 협의에 반드시 참여할 것 ▲정부는 과거의 잘못된 조사와 과장된 요구, 그리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에게 책임을 묻지 말고 이번의 위기를 미래지향적인 의료체계와 의학교육, 건전한 입시와 학문생태계를 만드는 동력으로 활용할 것도 요구했다.

한편 거국련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인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와 국립대학법인인 서울대 등 10개 학교의 교수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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