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2000명 한번에 증원하면 실습·수업 질 떨어져"
정부 "증원해도 무리 없어…의대 교육 환경 개선할 것"
학생 정원 증원 맞춰 국립대 의대 교수도 1000명 증원
증원 수요조사 취합 후 '교육 질' 개선방안도 함께 발표
25일 관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의과대학을 운영 중인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원 배정 신청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달 4일까지 신청을 마쳐 취합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정원 배정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인들과 의대생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이 한꺼번에 2000명 늘어나면 의학교육 질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1대1 실습이 많은 의대 특성상 학생이 많아지면 정상적인 실습이 이뤄질 수 없고, 교수 1명이 맡게 될 학생 수도 많아지면서 밀도 높은 수업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국 의대 학장 단체가 요구하는 적절한 정원 확대 규모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한 350명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1980년대와 비교해 정원은 줄었는데 교수 채용은 크게 늘었고 교육여건도 상당 폭 개선됐다는 게 주 논리다. 아울러 정원 확대에 따른 의대교육 질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하면 재정 지원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전국 40개 의대 학장·부총장 영상 간담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은 필수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자 의료 개혁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며 "교원, 기자재, 시설 등 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가장 먼저 밝힌 윤곽은 국립대 의대 교수를 충원하는 방안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3일 KBS1 TV토론회에서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전국 40개 의대 중 국립대는 서울대, 강원대, 충남대, 부산대 등 9곳으로 이 중 2011년 법인화가 이뤄진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8개 대학 의대 교수 정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00명을 몇 년에 걸쳐 어떤 방식으로 증원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대 교원 정원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가 오는 4~6월 실시되는 공무원 정기 직제에서 국립 의대 교수 증원을 본격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도 증원에 맞춰 국립대 의대 교수를 대거 채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교수 임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사립대는 정원을 배정할 때 교육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정원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방 사립대의 경우 교육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대 같은 경우 재단에서 의지가 있으면 지원이 가능한데, 작년에 (수요조사 결과를) 보니 의대를 운영하는 사립대들은 (지원) 의지가 있었다"며 "이미 증축,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했다.
기자재(실습 장비), 시설, 강의실 등 구체적인 사항은 개별 대학의 수요를 받아보고 지원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별 정원 배분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정 투입 규모나 그 밖에 지원 방안도 현재로썬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마다 여건이 달라서 일괄적으로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하기가 어렵다"며 "3월4일까지 수요조사를 받고 나서 구체적으로 검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교육 질 개선은 정부 차원에서 의지가 굉장히 확고하다"며 "행안부도 기재부도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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