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 증원땐 교육 부실…기초의학 교수들 못구해"

기사등록 2024/02/23 17:34:45 최종수정 2024/02/23 17:43:29

의협 비대위, 정부와 생방송 토론서 증원 규모·교육 질 이견

정부 의사 부족 주장에 의협 비대위 "교육 질 저하 등" 주장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제1차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 비대위의 투쟁방안과 로드맵 등을 밝힐 계획이며, 회의 종료 후 '비대위, 16개 시도 의사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연석회의' 개최도 예정돼 있다.2024.02.1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정책에 의사 단체가 반대하는 가운데 양측이 TV 생방송 토론에서 만났지만 증원 규모, 교육 질 등에 대한 이견만 확인했다.

23일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의 특집 '의대 증원 논란의 본질을 묻다' 토론회에서 의사 측을 대표해 나온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저희들 입장에서는 2000명은 너무 과하다는 것이고, 정부 측에서는 2000명도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더 이상 이기에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하기 때문에 접점을 찾아가기가 상당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그동안 의대가 급증해 지금까지 배출된 의사 인원으로 정부가 지적하는 의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제가 학교 다닐 때 23개였던 의대가 졸업할 무렵에는 40개가 됐다"며 "그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당시 보건복지부에서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해서 정원 350명을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부터 매년 3000명씩 해서 20년 동안 6만명이 더 추가된 것이고 올해부터 10년 후까지 매년 (의사가) 안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3000명씩 3만명이 배출되고, 그 인원으로 지금 현재 여러 언급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2000명을 증원하면 실습이 중요한 의대에서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서도 양 측은 설전을 이어갔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정원 수요 조사가 어떤 병원을 짓고 있으면 '이 병원이 있는데 여기서 다 수용 가능하겠네'식으로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필요한 교육 공간 등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지금 현재 기초의학 교수들은 정말 구하기 어렵다"라며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이번 의사단체는 전공의 집단 사직이 파업이 아닌 개인 판단에 따른 점이라는 점도 거듭 주장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자꾸 총파업이라고 하시는데 전공의들은 개별적인 자기 판단하에 움직인다"라며 "'그걸 정부가 떼를 썼다'거나 '본때를 보여주자'는 생각을 가지고 전공의와 저희에게 협상을 요구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불안은 의료계가 아니라 정부가 먼저 압박하고 있다"라며 "하루가 멀다하고 명령, 구속 수감 이야기까지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 측 인사로 나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면 벌써 실력 행사부터 하는 것"이라며 "과거에 누적된 경험, 의사 파업으로 인해서 정부 정책이 뒤로 물러선 것이 거의 매번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그런 것들이 학습돼 실력 행사부터 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 중에는 '의사들이 나가더라도 협상은 좀 해보고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이날 오전 8시부로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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