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임의 비중 최대 20% 육박
2020년 파업 시 전임의 이탈 전례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말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전임의들이 병원과 재계약하지 않는 '조용한 사직'을 염두하고 있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다. 현재 전임의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에서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임의는 "인턴과 레지던트의 사직이 이어지면서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기존 진료와 수술 외에 응급실, 중환자실 근무까지 하고 있어 힘든 상황이다. 이달 말 계약이 끝나면 쉬겠다는 전임의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내과에 근무하던 전공의를 대신해 근무하는 전임의들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다. 내과의 경우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등의 세부 전공이 있어 중환자실에서 암 환자를 돌보는 일 등을 한다.
전임의 비중이 전체 의사의 10~20% 가량에 달하는 빅5(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 병원은 전임의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 병원은 진료과별로 환자의 응급·중증도 등을 고려해 입원·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빅5' 전공의는 '빅5' 전체 의사 중 37%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전공의 공백이 큰 상황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수술이 절반 이상 연기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기준 45% 이상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공백이 큰 상황에서 전임의까지 자리를 비우게 되면 의료 차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 관계자는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이 제한돼 응급·위급한 수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인력을 배치하고는 있지만, 전임의까지 파업에 가세하면 의료차질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총파업 당시에도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전임의, 대학교수들의 추가 이탈로 이어졌고 정년이 가까운 교수들이 빈 자리를 메웠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의사면허 취소 검토', '미복귀 시 체포영장 발부 및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전공의들의 사직은 늘어가고 있다. 복지부 집계 결과 전날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의 74.4%(9275명)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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