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이재용과 AI 반도체 수급 등 논의할 듯
콘텐츠·VR 논의했던 과거와 방한 목적 크게 달라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는 이달 말 방한해 이재용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저커버그는 이번 방문에서 이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수급을 위한 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메타는 AI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저커버그는 올 연말까지 H100 그래픽 카드 35만 개를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또 다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더해 올해 H100 60만 개에 상응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H100은 AI 학습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칩으로 대당 5000만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AI 사업을 확대하려는 메타 측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타 측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고, AI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AI 반도체를 자체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최근 온디바이스 AI 등 생성형 AI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차세대 생성형 AI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저커버그의 방한 키워드는 'AI'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는 10년 전 그의 방한 목적과 크게 다른 모양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13년 이 회장을 만났을 때는 '페이스북 홈' 활용 방안과 이를 기본 탑재하기 위한 스마트폰 제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한국 체류 일정 가운데 3분의 1을 삼성전자와 업무 논의에 할애했다. 당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IT 산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1년 뒤인 2014년 방한 당시에도 페이북 전용 스마트폰 개발 및 가상현실(VR) 기기 개발 등 콘텐츠와 스마트 기기 사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양사 협력은 이후 10년 만에 하드웨어에서 AI 첨단 기술로 옮겨갈 조짐이다.
당초 저커버그는 방한 때마다 삼성전자와 협력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이번에도 삼성전자와의 AI 협력 방안 모색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이 급격히 커진 만큼 양사 협력도 10년 만에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AI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은 메타와 AI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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