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4곳 중 13곳 PC·PMMA 소재
전남 63곳 비가림막, 재질 현황 아직
"화재 키우는 요인…맞춤형 시설개선"
지역 내 전통시장 화재 취약 시설을 조사해 맞춤형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아케이드가 설치된 전통시장은 24곳 중 14곳이다. 이 중 13개 시장(92%)내 아케이드는 화재에 취약한 폴리카보네이트(PC)·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소재로 구성됐다.
호남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내 아케이드는 PC·PMMA소재다. 북구 말바우시장도 아케이드가 설치된 4개 구간 중 1곳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PC소재다.
전남 지역도 전통시장 115곳 중 63곳에 아케이드가 설치돼 있지만 가연·불연성 소재에 대한 현황은 없는 실정이다.
아치형 비가림막 시설인 아케이드는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설치되고 있다.
아케이드·고속도로 방음벽에 사용되고 있는 PC·PMMA소재는 시공·교체가 용이하지만 열가소성 재질로 화재에는 취약하다. 화재시 불을 확산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지난해 3월 5일 발생한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의 화재 원인 중 하나로 PC재질의 아케이드가 지목됐다. 사상자 55명이 발생한 지난 2022년 12월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도 불길이 PMMA 소재인 방음터널 벽·천장으로 옮겨 붙어 급속도로 확산했다.
화재 위험성을 인지한 정부는 전통시장법 제20조에 '비가리개 시설 설치·개량·보수시 난연재 사용' 조항을 신설,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에 나선다.
다만 적용 대상이 앞으로 비가리개 시설을 설치할 시장에만 한정되면서 기존 시장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화재가 난 광주 비아5일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 내 설치된 지붕도 플라스틱 재질이라 화재 시 불쏘시개가 될까 우려된다"며 "시장은 상가가 붙어있어 화재시 대형 인명·재산피해 가능성이 커 예방 시설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시장 전체가 화재 취약 시설로 뒤덮인 셈"이라며 "현대화 사업이 오랜 기간 추진됐는데 앞으로 설치할 시장만 새 기준을 적용한다면 기존 시장은 화재 사각지대가 된다. 시장 별 화재 취약 시설을 파악해 맞춤형 개선 사업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최근 5년(2019년~2023년)간 광주 지역 전통시장 화재는 24건이다. 이 불로 사상자 3명과 1억6891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지역도 같은 기간 화재 16건이 일어나 재산피해 3억6000만 원이 발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