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신임 금통위원 "가계부채 심각"(종합)

기사등록 2024/02/13 12:50:32 최종수정 2024/02/13 13:47:29
황건일 금통위원 후보자 프로필(사진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황건일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3일 "비둘기파냐, 매파냐를 나누는데 새 종류는 많다"면서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서 상황에 맞게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황 신임 금통위원은 13일 서울 중구 한은 기자실을 방문해 통화정책 성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통상 긴축 통화정책을 선호하면 매파로,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면 비둘기파로 구분된다. 본인의 정책 성향에 대해 한쪽으로 쏠리기 보다는 중립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금융위원장의 추천으로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동한 박춘섭 전 금통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황 위원은 임기는 2027년 4월 20일까지로 이달 22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 경제에 있어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는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황 위원은 "해외에서 볼 때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8%로 조사 대상 34개국 중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통상 80%가 넘을 경우 가계의 빚 부담으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황 위원은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쪽은 여전히 어렵다"면서 "대외 환경을 보면 주가도 우리나라만 침체됐다"고 우려했다.

고환율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변수에 모두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변수는 금리"라면서 "금리 외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며 한미 금리 역전차를 짚었다.

주요 대외 리스크로는 경제 블록화를 꼽았다. 그는 "대외 여건으로는 세계 경제의 블록화와 분절화 현상이 가장 크다"면서 "국제적인 분쟁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원자재 공급망과 식료품 가격 등에서 경제 블록화가 가장 큰 위협 요소"라고 말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 대해서는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많이 아렵다"면서도 "금융감독원과  정책당국에서 다각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 조성이라던지 다각적인 노력으로 서서히 풀려나갈 것"이라고 봤다.

앞서 열린 이날 취임사를 통해서는 그는 "물가 오름세가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 중심으로 성장세가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서도 "물가상승률은 목표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가계대출 문제를 경계했다. 황 위원은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대출,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가 있다"면서 "저출생·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화 등과 같이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도 산적했다"고 언급했다.

황 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외환제도혁신팀장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코노미스트,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을 지냈다.

그는 1961년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다수인 금통위원회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유상대 부총재, 조윤제 위원, 서영경 위원, 신성환 의원, 장용성 위원은 모두는 서울대 경제학과 혹은 경제학과로 합쳐진 무역학과와 국제경제학과 출신이다.

한편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로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 위원으로 구성된다.

총재와 부총재 당연직 외에 금통위원 5인은 각각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4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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