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길 부산외대 명예교수, 약탈 사실 확인
8일 한일문화연구소 소장인 김문길 부산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당시 일본은 벗겨 간 조선 장군의 갑옷과 투구를 연구해 내전 때 방탄복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장군이 입은 갑옷은 일본엔 없었다. 김 명예교수는 "갑옷을 두정철갑찰(頭釘鐵甲札·두정갑)이라고 하는데, 장군 전투복 안으로 철을 붙인 미늘(비늘)을 말한다. 고구려·백제·신라·고려를 거처 조선 장군이 입은 두정갑은 계수나무 껍질로 만든 것이어서 상당히 가벼워 왜장들이 탐이 나 장군이 죽으면 벗겨 갔다"고 밝혔다.
또 "두정갑은 오사카성과 교토대학의 수십 벌과 함께 일본 어느 박물관에도 쉽게 볼 수 있다. 임진·정유 전쟁 시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죽은 자들은 갑옷까지 빼앗기고 말았다. 두정갑 갑옷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물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임진·정유 전쟁 당시 투구도 다수 소장 중이다. 조선시대 것은 안팎이 철제인 것이 많지만 일본에 산재한 투구는 고려시대 것이 많다.
구마모토 혼묘지(本妙寺) 보물관에 있는 고려시대 투구의 내면엔 계수나무 껍질로 된 미늘이 달려 있다. 우리나라에는 한 점도 없다.
수급과 함께 갑옷·투구도 훔쳐가 조선 병사의 귀·코 무덤에 같이 묻고 일부 갑옷과 투구는 오늘날 역사 사료관에 소장하고 있다. 약탈해 간 전투복을 당대에도 깊이 연구했지만 오늘날에도 전쟁사를 연구하는 사료로 삼고 있다.
한편 김 명예교수는 '임진·정유재란'이란 용어는 일제강점기 일본 역사가들이 부끄러운 역사를 숨기기 위해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순 란(亂)이 아니라 일본막부가 많은 문화재와 도공 등 문화인을 포로로 잡아가서 '문화 부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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