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아버지 제사는 옛말'…달라진 제사 풍속도

기사등록 2024/02/08 11:08:49 최종수정 2024/02/08 14:29:08

안동 지역 40개 종가 조사

제사 시간 바뀌고 '합사' 방식 등장…시대 따라 전통 제사 달라져

한국국학진흥원이 안동 지역 종가 40곳을 조사한 결과 시대에 맞게 제사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국학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아 인턴 기자 = 설날을 앞둬 제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연 평균 제사를 12회 지내는 종가 40곳을 조사한 결과 시대에 맞게 제사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설날을 앞두고 조상 제사의 변화 양상을 살피기 위해 안동지역 40개 종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늦은 밤 시간대에 지내던 조상 제사 시간이 저녁 7시에서 9시 사이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조상 제사는 밤 11시 이후에 지내는 게 관행이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또 해가 늦게 지는 여름에는 저녁 8시, 해가 일찍 지는 겨울에는 저녁 7시가 무난하다며 제사 시간이 바뀌어 부담이 훨씬 줄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부부의 기제사를 합쳐지내는 방식의 제사인 '합사'도 등장했다. 기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을 기준으로 지내는 제사다.

합사를 지내면 남편의 기일에 부부를 함께 모시고 부인의 제사는 생략하게 된다. 이번 조사 결과 40개 종가 중 35개 종가에서 합사 방식의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잦은 제사로 인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해소하고자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또 4대조(증조부모) 조상을 모시는 관행(4대봉사)이 3대·2대 봉사로 바뀐 점도 나타났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결국 조상 제사의 본질은 조상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수석연구위원은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 제사문화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향은 세대가 교체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통문화의 롤모델인 종가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바람은 우리사회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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