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성만, 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책임 커"
나머지 의원들 출석 촉구 "협조할 책무 있어"
이성만 반발엔 "영장 두 번 청구…우선 기소"
[서울=뉴시스]정유선 류인선 기자 = 검찰이 이성만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3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돈 봉투 수수 혐의에 대한 첫 기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송영길 전 대표가 후보이던 시절 경선캠프 선거운동관계자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에게 2회에 걸쳐 11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월 '송영길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서 윤관석(구속)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작년 6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비회기인 같은 해 8월에 재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날 수사팀 관계자는 "이성만 의원의 경우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혐의 사실 입증을 위한 충분한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등 수사가 모두 마무리됐다"며 "최근 법원에서도 관련 혐의 사실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점, 처음부터 송영길 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책임 크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점 등을 고려해 우선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의원으로는 이 의원 외 민주당 소속 임종성 의원과 허종식 의원이 있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와 법리 검토를 마치는 대로 신속히 사건 처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수수 의심 의원들에 대해선 소환에 응해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검찰은 구두에 이어 서면으로도 의원들 다수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응한 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검찰의 정당한 출석 요구에 대해 타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는 것은 사실상 특권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된다"며 "특히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중대범죄임을 고려할 때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에 출석해 사안의 진상이 신속하고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협조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선 서면 조사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당사자 소명 차원에 있어서도 수수 혐의 의원들이 직접 검찰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사건에 따라 소환조사 없이 피의자를 기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검찰이 이번 사안을 중하게 보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소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출석에 비협조적인 의원들에 대한 강제구인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엔 "가정의 상황을 전제하기보다는 형사사법절차 내에서 조사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윤 의원과 이 전 사무부총장 등 공여자군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윤 의원은 돈 봉투 전달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직접 뿌린 혐의로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돈 봉투 의혹 제기 후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 됐다. 이 의원은 복당을 신청하고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검찰의 기소 후 "노골적인 총선 개입용 정치쇼"라고 반발했다.
그는 "주요 피의자인 돈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 사람, 저에게 돈을 받았다는 사람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하지 못하면서 이 시점에 저에게만 선택적 기소를 하는 이유가 정치개입, 총선 개입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되고 구속영장이 두 번 청구된 점을 이 의원도 잘 알고 있으면서 검찰 기소가 적절치 않다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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