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어 배구와 축구 등서도 활약
자국 선수 응원 위해 직접 경기장 찾기도
특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중 동남아 출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가 배출한 스타 선수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거 경기장을 찾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한국 프로 스포츠계도 잇달아 아시아권 선수들에게 문호를 열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가장 먼저 빛을 발한 종목은 프로농구다.
남자프로농구는 2022~2023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도입해 필리핀 출신 선수들을 영입했다. DB 이선 알바노, LG 저스틴 구탕,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정관장 렌즈 아반도 등은 뛰어난 기량과 운동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정관장 소속 아반도가 눈길을 끌었다. 엄청난 탄력으로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한 아반도는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프로농구에 자극을 받은 듯 프로배구도 아시아쿼터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아시아 선수들이 한국 무대를 밟았다.
필리핀 선수 일색인 프로농구와 달리 프로배구 아시아쿼터에는 다양한 국가 선수들이 유입됐다. 남자부는 일본과 대만, 몽골이 각각 2명에 필리핀이 1명으로 동북아 선수들이 우세인 반면 여자부는 태국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가 1명, 필리핀이 2명, 일본이 1명이다.
리그가 개막하자 여자부에서는 이들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IBK기업은행 폰푼 게드파르드(태국)는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찼고 정관장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는 강력한 스파이크를 선보이며 팀 주포로 떠올랐다. 현대건설 위파위 시통(태국)은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시아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프로배구 경기장을 찾는 동남아 출신 외국인들도 늘어났다. 이들은 자국어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응원에 열중했다.
리그 초반 정관장 메가왓티가 팀 연승을 이끌며 돌풍을 일으키자 인도네시아 팬들이 자국 국기를 들고 관중석을 메우는 등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배구 팬들이 메가를 응원하기 위해 버스 3대를 대절해 광주 페퍼스타디움을 방문한 바 있다.
프로축구도 아시아권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다. 2010년대 중후반 베트남 국가대표 출신 쯔엉과 콩푸엉을 시작으로 아스나위(인도네시아), 반토안(베트남), 응우옌 깐 안(베트남)과 부민 히에우(베트남), 코길레스와란 라즈(말레이시아) 등이 한국 무대를 밟았다.
다만 이들은 대부분 2부 리그인 K리그2를 중심으로 활약했다. 쯔엉과 콩푸엉은 1부 팀에 소속돼 있었지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출전 횟수는 1년에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로 최근 아시안컵 무대에서 활약한 프라타마 아르한이 1부팀 수원FC에 입단한다.
아르한은 롱스로인 능력을 갖췄다. 그는 지난달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 일본전(1-3 인도네시아 패)에서 40m 가까운 거리를 고속으로 날아가는 스로인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아르한이 K리그에서 롱스로인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현영민과 김진수, 심상민, 김성환, 서보민 등의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프로야구를 제외한 4개 프로 스포츠에서 아시아권 선수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이들 국가의 야구 수준이 떨어지는 탓에 프로야구에서는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문화 시대에 걸맞게 한국 프로 스포츠에도 아시아 출신 외국인 선수들의 유입이 갈수록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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