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이 경찰, 바디캠에 수록된 구출 장면과 산불참사 공개
고대도시 라하이나 전소 참사 .. 115명 사망 800여 명 실종
이번 보고서에는 주로 당시 산불 참사에 대응하는 현지 경찰의 활동과 현지 피해 상황을 경찰 몸에 부착한 바디 카메라의 동영상을 통해서 기록한 것들이 담겼다고 마우이 경찰은 발표했다.
존 펠레티어 마우이 경찰서장과 당시 경찰관들은 이 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그 동안 수집한 자료들에 대해 공개 토론과 브리핑을 했다.
고대 유적 관광지로도 유명한 라하이나는 하와이 고대 왕국의 역사적인 수도로 지난 해 산불로 최소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당시 산불은 멀리 남쪽을 향하던 허리케인의 여파로 엄청난 강풍이 불어 더욱 빨리 번졌고 한여름 더위에 바싹 마른 초목을 태우면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태양마저 가린 검은 연기 속에서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불길을 피해 달아났지만 경찰의 방화선과 통행금지, 산불로 끊긴 전력선들 때문에 차량이 정체되고 탈출구가 막히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그런 혼란 속에서 일부 사람들은 해안도로의 장벽을 넘어서 바다로 뛰어들어 목숨을 건졌지만, 대부분은 자기 차 안에 남은 채 불길과 강한 열기가 덮치면서 불에 타 죽었다.
AP통신이 공공정보공개 요청에 따라서 획득한 당시 911 구조전화 기록에 따르면 당시 혼란과 공포속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차량 안이나 집안에 갇힌 채 어디로 피해야 할지를 몰라 묻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경찰 바디캠에 기록된 동영상에는 경찰이 엄청난 장거리를 가서 구조를 시도한 경우도 있었다. 한 경찰관은 집집 마다 도보로 뛰어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화염지옥이 다가오는 사실을 알렸다.
또 어떤 경찰관은 순찰차 뒷 좌석에 구조한 사람들을 가득 태운 채 불길과 연기 속에서 타고 있는 건물 앞을 지나면서 연기를 마셔 기침을 하며 욕설을 내뱉는 장면도 있었다.
당시 산불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지금도 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AP통신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산불이 시작된 곳은 하와이전력회사의 전력선 아래에 있는 잡초가 웃자라 무성한 배수로 부근이었다. 이 곳에서 일어난 불이 오전 내내 근처를 태웠다. 그 날 오후 허리케인 여파로 강풍이 불자 불길이 다시 더욱 거세지면서 라하이나와 섬 전역으로 번져 나간 것으로 파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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