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이 책 '기꺼이 나의 죽음에 동의합니다'(위즈덤하우스)는 캐나다에서 45년 동안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다가 의료 조력 사망을 시행한 최초의 의사 중 하나인 저자가 겪은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누구나 평화로운 인생의 마지막, 좋은 삶의 마무리를 바라기 마련이다. 책의 저자는 조력 사망 시행 의사로서 만났던 환자들을 통해 자신에게 의미 있고 존엄한 삶은 무엇인지를 고찰한다.
"길게 사는 것만이 목표라고 모두 추정을 해버려요. 하지만 내 경우에는 길게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게 된 지 꽤 됐어요. 이런 식으로 계속 사는 걸 난 원치 않아요. 내게 남은 건 요양원에 앉아서 점점 꺼져가는 일뿐이에요. 그 부분은 생략하고 싶어요.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해변에도 가고, 꼭 해야만 하는 일 없이 최대한 자유 시간을 즐기고 싶고요."
이 책은 필연적으로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죽음 자체나 죽음의 순간에 몰입하지 않는다. 7년간 환자들이 희망하는 생의 마지막을 도우면서 저자는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그들의 고민과 결정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삶을 끝내는 시행자 역할을 하는 저자의 인생과 결의에 집중한다.
그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의료 조력 사망의 제도적 의의와 그 선택지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위안 혹은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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