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가격 1690원…경유도 오름세
국제유가 상승에 국내 기름값 영향 불가피
유류세 인하 종료시 물가 상승 자극할 수도
기재부 관계자 "유가·물가 등 검토 후 결정"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중동 분쟁 장기화 조짐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유가가 출렁이면서 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 가격 안정이 필수인 만큼 연장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1.91원 오른 ℓ당 1600.28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경우 1690원으로 1700원대에 육박했다. 경유 가격( ℓ당 1504.56원)도 1.54원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둘째 주부터 16주 연속 하락하던 휘발유 가격은 중동 분쟁 확산 우려 등으로 지난달 다섯째 주(1월28~2월1일) 17주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1579.0원으로 전주보다 15.3원 올랐다.
중동 분쟁 확전 우려 등은 국제유가도 끌어올렸다. 7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3.86달러로 전일(73.31달러)보다 0.55달러 올랐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0.62달러 오른 79.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만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국내 기름값 부담을 줄여주는 유류세 인하 조치는 이달 종료될 예정이다. 다만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서민들의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 부담이 커지고 가까스로 눌러 놓은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연장에 무게감이 실린다.
앞서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이후 2022년 5월 인하폭을 30%로 확대하고 같은 해 7월부터는 탄력세율을 동원해 최대 인하폭인 37%까지 늘렸다. 지난해 1월부터는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은 25%로 축소했으나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37%를 적용하는 등 총 7번이나 유류세 인하를 연장했다.
다만 세수 부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수가 예산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히면서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유류세는 한시 인하 정책으로 교통세는 3000억원(-2.5%) 줄었다. 아울러 앞서 정부가 발표한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상향,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등도 정부 재정에 부담일 수 있다.
정부는 이달 중순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장 여부와 관련해 "유가와 물가, 세수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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