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린샤 클럽, 득점 후 퇴장 당한 선수 명단
이라크는 지난 2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대회 16강전에서 2-3으로 졌다.
아이멘 후세인은 영웅이 될 뻔했다. 1-1로 맞선 후반 31분 골을 터뜨렸다. 대회 6호골을 넣은 그는 득점왕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득점 후 아이멘 후세인은 광고판을 뛰어넘은 뒤 관중석 가까이까지 뛰어가 관중과 기쁨을 나눴다. 이후 경기장 안으로 돌아온 그는 잔디 위에 앉아 잔디를 뜯어먹는 시늉을 하며 골 뒤풀이(세리머니)를 했다.
그러자 알리레자 파가니 주심이 달려와 아이멘 후세인에게 경고를 줬다. 앞서 경고를 받았던 아이멘 후세인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이 됐다.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미 판정은 나온 뒤였다.
아이멘 후세인이 한 골 뒤풀이는 요르단 선수들이 앞서 득점을 한 뒤 선보였던 것이었다. 같은 세리머니를 반복한 것이 요르단 선수들을 조롱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현행 축구 경기 규칙은 도발, 조롱, 선동적인 제스처 또는 행동을 한 경우 경고를 주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축구 경기 규칙은 "득점이 됐을 때 선수들이 축하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춤을 추는 축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과도한 시간낭비가 되지 않아야 한다"며 "득점을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을 떠나는 것은 경고성 반칙이 아니지만 선수들은 가능한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이멘 후세인은 세리머니를 하느라 오래 시간을 끈 데다가 상대를 도발하는 행위까지 하면서 옐로카드를 받게 됐다.
공격수를 퇴장으로 잃고 수적 열세에 놓인 이라크는 이후 2골을 연이어 허용하면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아이멘 후세인은 축구계에서 흔치 않은 득점 후 퇴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시안컵과는 다르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득점 후 퇴장된 선수들을 뜻하는 '가린샤 클럽'(Garrincha Club)에 준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196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칠레 간 4강전에서 브라질 선수 가린샤가 2골을 넣은 뒤 상대 수비수를 걷어차 퇴장 당했다. 이후 골을 넣은 뒤 퇴장 당한 선수들에게 카린샤 클럽이라는 조롱 섞인 평가가 따라붙게 됐다.
가린샤에 이은 2번째 멤버는 한국 하석주다. 그는 1998년 월드컵 조별예선 멕시코전에서 전반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직후 백태클 반칙으로 퇴장 당했다.
3번째는 세네갈의 살리프 디아오다. 그는 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 덴마크전에서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4번째는 브라질의 호나우지뉴다. 2002년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후반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넣은 뒤 퇴장 당했다.
5번째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다. 2006년 월드컵 결승 이탈리아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연장 후반 마르코 마테라치를 머리로 들이받아 퇴장 당했다.
6번째는 카메룬의 뱅상 아부바카르다. 2022년 월드컵 조별리그 브라질전에서 후반 36분에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추가 시간 1분에 골을 넣었지만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다 경고가 누적돼 퇴장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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