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버 유료 콘텐츠 플랫폼 '프리미엄콘텐츠' 김은정 리더
주식, 부동산, 경제 등 콘텐츠 각광…창작자 수익화 실현 가능해져
MZ세대, 콘텐츠에 기꺼이 돈 써…"유료 콘텐츠 시장 커질 것"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콘텐츠계의 스마트스토어.
요즘 네이버 내부에선 ‘프리미엄콘텐츠’를 말할 때 이렇게 부른다. 프리미엄콘텐츠는 2022년 2월 네이버가 정식 출시한 유료 콘텐츠 구독 플랫폼이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1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누적 채널 수 1800개,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 600만명을 달성했다. 유료 구독자 수는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으며, 전체 결제 건수는 78만건에 달한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내는 구독 문화가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진 콘텐츠에 돈을 내는 데 인식했지만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음원 등 구독경제 시대가 열리면서 양질의 콘텐츠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주목한 네이버는 자사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에서 생성된 UGC(사용자 창작 콘텐츠)의 창작자도 광고가 아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리고 2021년 5월 유료 콘텐츠 플랫폼 ‘프리미엄콘텐츠’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며 당시 불모지나 다름이 없던 유료 콘텐츠 시장에 도전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 유료 사업 업무를 담당하다가 프리미엄 유료팀을 이끌고 있는 김은정 프리미엄콘텐츠 리더는 “네이버에 UGC 서비스들이 워낙 많은데 모든 고민이 수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광고라는 수익모델이 있긴 하지만 소수의 창작자만 얻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라면서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가려면 유료 구독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재테크 콘텐츠 각광…월 35만원 경제 콘텐츠 매출 1위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는 유료 구독이 기본 수익 모델이며 개별 콘텐츠 판매도 가능하다. 선정된 창작자는 네이버 스마트에디터를 통해 텍스트, 동영상, 오디오 등 ‘형식에 제한 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경제·비즈니스, 재테크, 취미·학습·자기계발 등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이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은 콘텐츠 분야는 경제·비즈니스, 재테크, 부동산 순이다. 김은정 리더는 “예상 외로 경제·비즈니스 콘텐츠가 잘 됐다. 가치 있는 실용 정보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구독료가 책정됐기 때문"이라며 "'부읽남' 등 유튜브에서 넘어오는 인기 창작자들이 많아서 매출이 빠르게 성장한 효과가 주효했다”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콘텐츠는 동영상, 웹툰, 텍스트 등 콘텐츠 형식 제한이 없지만 ‘텍스트’ 콘텐츠의 인기가 지배적이다. 최근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이 흥행하고 있는 가운데 깊은 인사이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텍스트’가 제격이기 때문. 창작자들도 유튜브, 프리미엄 콘텐츠 등 여러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병행해 운영한다.
김 리더는 “블로그에 PDF를 올리며 콘텐츠를 판매하는 형태가 알음알음 존재했다. 우리 플랫폼이 생기면서 안정적으로 판매가 가능해졌다”라며 “웹툰, 에세이, 도안 등 소소한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업로드하던 창작자들도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한다. 작은 돈이라도 콘텐츠가 잘 팔리는 창작자가 늘어나야 생태계가 커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구독료의 범위는 네이버가 최소값(100원) 최대값(100만원)만 지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 창작자가 책정한다. 월정액, 연간 이용권 등 형태도 자유롭다. 월 만원 이하 구독료가 가장 보편적이다.
이에 한 달에 1000만원, 연간 기준으로 수억원을 벌어가는 창작자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강연이나 책 판매를 통한 2차 수익은 덤이다. 네이버가 구독자 수나 창작자 수익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대략 유추가 가능하다. 가령 ‘유목민’ 창작자는 월 35만원에 주식 투자 관련 콘텐츠를 판매 중인데 고가 구독료에도 불구하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유목민 창작자는 무려 주 63개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으며 재방문은 90%에 달한다.
모든 콘텐츠 판매 매출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창작자에게 귀속된다. 네이버 수수료는 결제 수수료(2.4%)와 플랫폼 수수료(8%)만 낸다. 향후 프리미엄콘텐츠 시장 규모가 커지면 광고 도입 등 수익모델 다변화도 고민하고 있다.
김 리더의 목표는 프리미엄콘텐츠를 필두로 국내 유료 콘텐츠 시장 크기를 키워 나가는 것이다. 김 리더는 “구독자 수가 1000명 이상인 창작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그래야 안정적으로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프리미엄콘텐츠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김 리더는 “플랫폼의 역할은 발견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네이버 홈피드에 소스로 들어가고 있고, 언론사 섹션이나 네이버 경제·부동산 페이지들에도 군데군데 노출되고 있다”라고 했다.
◆일정 '팔로워' 확보하면 유료 판매 노려볼 만…"콘텐츠에 가치를 매기는 추세 커져"
프리미엄콘텐츠 창작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경로를 거쳐야 할까. 우선 ‘레퍼런스’, 즉 구독자가 필요하다. 김은정 리더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티스토리 등에서 팔로워들이 구축돼 있으면 이런 콘텐츠는 돈을 주고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다”라며 “팬이 없으면 유료화가 쉽지 않다. 우리가 역으로 유명 크리에이터에게 제안을 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일정 이상 ‘팬’을 확보했다면 충분히 프리미엄콘텐츠 창작자에 도전할만 하다고 김 리더는 강조했다. 그는 “어느 정도 팬이 생긴 뒤 수익화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콘텐츠 유료화를 도전해볼만 하다”라며 “실패해도 리스크가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매분기 주제별로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어 일정 이상 구독자 수를 달성하면 창작지원금을 제공한다”라며 “프로젝트 꽃의 범위를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까지 넓혀 창작자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의 강점으로 김 리더는 “네이버의 한국 사용자수,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는 넓은 서비스 영역, 간편한 네이버페이 결제 모델, 안정적 서비스 등 다양하다”라고 자신했다.
김 리더는 유료 콘텐츠 시장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성장 중이고, MZ세대가 콘텐츠에 돈을 쓰는 것에 대한 저항성이 낮아지고 있다”라며 “모든 플랫폼들이 유료 구독으로 향해가고 있다. 콘텐츠에 가치를 매기는 추세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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