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삼성 총수 일가까지?…유명인 사칭 유튜브 투자 사기 기승

기사등록 2024/01/30 05:00:00 최종수정 2024/01/30 08:29:48

개그맨 황현희 사칭 계정은 조회수 40만회 기록하기도

누리꾼 "사칭 계정 관련한 규제 필요" "처벌 강화해야"

[서울=뉴시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사칭한 투자 광고 유튜브 영상이다. (사진= '이부진 투자하다' 유튜브 캡처) 2024.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유명인을 사칭한 계정을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기 수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9일 유튜브에 따르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얼굴을 프로필로 한 '이부진 투자한다'라는 이름의 사기 채널이 등장했다. 이 채널은 지난 23일 '돈과 경제적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를 가져다주겠구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화면에는 "이부진의 무료 투자 강의, 인원 제한 1000명"이라는 문구가 12초간 재생됐다.

이 채널은 영상 설명란에서 "급여만으로 노후를 기대하지 마세요. 돈을 늘리려면 투자가 필요합니다. 무료 투자 교류 BAND 그룹을 개설했습니다. 이 강의는 선착순 1000명에게만 제공됩니다! 지금 바로 무료로 가입하세요!"라는 문구로 커뮤니티 가입을 유도했다. 해당 영상은 7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개그맨 황현희로 속인 계정도 발견됐다. '전문 투자자 황현희'라는 채널은 도용한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고 채널 소개란에 '안녕하세요. 저는 황현희'라고 속였다.

해당 채널의 수법은 이부진 사칭 계정보다 더 정교했다. 영상에는 개그맨 황현희가 재테크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영상과 함께 투자를 권유하는 문구가 나온다. 언뜻 보면 황현희가 직접 운영하는 계정으로 보이지만, 매일경제 TV '황현희의 스탁킹', 재테크 유튜브 '김작가 TV' 등에서 짜깁기한 영상이다. 이 중 4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있다.

누리꾼들은 "우리나라가 처벌이 약해서 이런 사기행위가 많다", "사칭 계정들을 규제 없이 방치해 놓는 구글이 문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광고가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렸다. SNS 등에서 사람을 모은 뒤 투자 관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채널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주로 태양광에너지나 가상화폐 등을 소개하며 고수익 사업이라고 홍보한다. 불법 업체가 투자금을 받아 챙긴 뒤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중심으로 피해자가 속출한 가운데 마땅한 규제 방안이 없어 이런 사기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회사 임직원, 교수 등으로 속여 투자자문을 해준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도 생겨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소비자경보 3단계 중 1단계인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최근 기관 계좌로 공모주 청약 시 싼 가격으로, 많은 물량 배정이 가능하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금융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며 "이들은 SNS에서만 활동하고 투자금 편취 후 바로 잠적하는 사기 행태를 보여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tubeguid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