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상품 베팅 개미 '울상'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6~22일)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내 ETN은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로 32.92%를 기록했다. 이른바 '곱버스(2배 상품)으로 불리는 이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가격을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한다.
이어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H)'(32.26%),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선물 ETN'(31.49%),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30.29%),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30.25%),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30.24%) 등 천연가스 곱버스 상품들이 30%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낸 반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베팅한 ETN 상품 투자자들은 손실을 떠안았다.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B'(-25.83%),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B'(-25.67%),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25.93%) 등은 일주일새 25%나 내렸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와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를 각각 122억원, 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천연가스 관련 상품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최근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한 여파다. 전일 기준 NYMEX의 천연가스 선물(2월물)은 MMbtu(가스 열량 단위) 당 2.45달러에 6거래일 사이 16% 가량 급락했다.
북미 전역과 유럽에 몰아친 북극 한파가 난방향 수요 기대감을 자극하며 올 초만해도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기상 예보가 급변하면서 월말부터 온난화 기온이 관측됨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을 낮췄다. 주요 가스 수입국들이 겨울에 대비해 재고를 쌓아둔 영향도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재고 소진이 시장의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으면서 충분한 재고 수준이 가격을 재차 압박한 상황"이라며 "겨울철 기상 예측의 지표로 활용되는 3월·4월 스프레드는 0.6센트 수준으로 다시금 난방 수요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 향후 천연가스 가격은 재고 소진 발표 시점에 튈 수 있겠지만 온난한 기상 예보가 지속되는 한 하락세를 유지하며 2.5달러를 하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최소 5월까지는 엘니뇨 국면이다. 겨울철 난방 시즌과 비수기, 상반기 엘니뇨와 하반기 라니냐 발생 기간을 각각 구분해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은 천연가스 가격에 우호적 환경"이라면서도 "엘니뇨 상황이 올 상반기까지 유효하다는 점에서 단기 하방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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