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혼자서' 충북서 연이은 고독사…"사회적 고립 막아야"

기사등록 2024/01/25 07:00:00 최종수정 2024/01/25 09:53:29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지난 18일 오후 8시8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 사창동 한 오피스텔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의 죽음은 연락이 닿지 않아서 달려온 가족이 발견, 신고했다.

당시 시신은 부패가 일부 진행돼 수일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남성의 죽음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사건 종결 수순을 밟고 있다.

한편 지난 2일 오후 2시30분께 충북 제천시 신월동 한 단독주택에선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이 남성은 발견 당시 전신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경찰은 가족 없이 홀로 살던 그가 연탄 난로에서 연탄 교체 작업 중 넘어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지역에서 나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孤獨死)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족과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임종을 맞이하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고독사는 현대 사회의 풍속도로 굳어져 가는 모양새다.

25일 보건복지부의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도내에선 425명이 세상과 단절된 채 외롭게 살다가 숨을 거뒀다. 2017년 67명이던 고독사는 2021년 93명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8.5%에 달한다.

같은 해 도내 전체 사망자 중 고독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0.8%로 조사됐다. 도민 100명 가운데 1명이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도내 고독사는 50대와 60대의 비율이 두드러진다.

2021년 기준 도내 전체 고독사의 55.9%(52명)는 50, 60대 중장년층이 차지했다. 50·60대 남성의 경우 건강관리나 가사 노동에 익숙하지 않고, 실직과 이혼 등이 겹칠 경우 고독사에 더욱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관계 단절과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고독사 위험군이 늘었다며 지역 사회 차원에서의 연결고리를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한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는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이 불러오는 현상인 만큼 공공과 민간 차원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더 촘촘하게 지원해 이들이 사회와의 접촉 빈도를 넓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독사 취약가구의 현황 조사와 그에 따른 지자체 차원에서의 맞춤형 접근법과 복지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이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파괴되지 않은 가족 사이의 연결 자체가 고독사 예방에 효과 있을 뿐 아니라 가족 간 지지 등 비가시적인 요인이 고독사를 예방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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