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혈액 흐름 차단으로 발생
젊더라도 불필요한 스테로이드 사용도 자제해야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새해를 맞아 술자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과음은 뼈 건강에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과다한 음주는 뼈 조직 괴사 중 하나인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발생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음주를 비롯해 스테로이드의 사용, 신장질환 등이 알려져 있으며, 아무런 위험인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퇴골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와 같은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뼈는 인체의 골격을 이루는 가장 단단한 조직으로 몸을 지탱한다. 뼈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하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만약 혈류가 차단되면 뼈 조직이 죽는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뼈 조직의 괴사는 대퇴골두, 손목뼈, 무릎뼈, 어깨뼈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대퇴골두는 허벅지 뼈인 대퇴골의 위쪽 끝부분으로 둥근 공 모양을 하고 있으며 골반골과 맞물려 고관절을 이룬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대퇴골두로 향하는 혈액 흐름이 차단돼 뼈 조직이 괴사되는 질환이다. 괴사된 뼈에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괴사 부위가 골절되면서 통증이 시작되고, 이어 괴사 부위가 함몰되며 고관절 자체가 손상된다.
‘괴사’라고 하면 뼈가 썩거나, 주변 부위까지 썩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뼈가 국소적으로 죽어있을 뿐이지 부패되는 것이 아니며, 주위로 퍼져나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대퇴골두에 괴사가 발생해도 초반엔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처음 느끼는 증상은 대부분 고관절 부위의 통증이며, 이 시기에는 괴사가 수개월정도 진행돼 대퇴골두에 골절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사타구니의 통증을 호소하고 걸을 때 발을 디디면 통증이 심해 절뚝거리게 된다. 여기서 더 진행돼 괴사 부위가 함몰되는 변형이 발생하면 다리 길이가 짧아지고, 고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돼 양반다리를 하기 어려워진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 갑자기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평소 과다한 음주를 하거나 부신피질 호르몬과 같은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한 적이 있으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음주는 혈관 내 지방이 쌓이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양익환 부장은 "고관절 질환은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음주를 즐기는 젊은 남성들에게도 발생하고, 양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며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지만 괴사된 부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며, 엑스레이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괴사 부위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괴사가 있어도 크기가 작거나 위치가 양호하면 괴사 부위에 골절 등이 발생하지 않아 통증 없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골두 함몰 및 변형에 따른 고관절 자체의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며, 젊더라도 과음과 필요 없는 스테로이드 사용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